"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임대주택사업에 눈을 돌려볼 만합니다. 특히 점점 늘어나고 있는 1~2인 가구(가구 당 1~2인이 사는 주거형태)를 대상으로 한 사업의 수익성이 커질 것입니다. "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51)는 임대주택사업이 저금리 시대의 확실한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대표는 "금리가 낮아져 은행 예금의 메리트가 떨어진 데다 경기침체로 부동산을 통한 시세차익 실현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택 임대수요는 꾸준해 임대사업으로 은행 이자를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개발 전문가다. 건축사업을 하면서 부동산 관련 책도 여러 권 냈다.

서 대표는 임대주택 사업이 모두 다 돈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아파트 평균 임대수익률은 서울이 3.4%,경기가 3.4%,인천이 3.7%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1억원을 투자해 임대사업을 하면 연간 수입이 340만원에 그치는 셈이다. 임대수익률은 주택 매매가격에서 보증금을 뺀 실투자금 대비 월세로 벌어들이는 연수익을 말한다.

서 대표가 추천하는 주택은 서울의 전용면적(복도,계단 등 공용면적을 제외한 개인 주거용으로만 사용하는 면적) 85㎡ 이하 소형주택이다. 서 대표는 "수목건축이 SK네트웍스와 공동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 서울 소형주택의 임대수익률은 6~7%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강남구의 업무시설 밀집지역이나 신촌과 혜화동 등 대학가 주변,서울디지털단지 일대 등의 수익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 고객의 사례를 소개했다. 중견기업 임원을 지내다 지난해 은퇴한 한모씨는 서 대표의 권유로 그동안 모은 재산과 퇴직금으로 강남구 대치동의 241㎡(73평)짜리 땅을 샀다. 그는 이곳에 연면적 658㎡(199평) 규모의 8가구짜리 다세대주택을 지었다. 그가 땅을 사는 데 들인 비용은 16억512만원,공사비는 7억6300만원이었다. 여기에 세금 및 기타비용을 더해 총 비용 26억1691만원이 들었다. 그는 건물 완공 후 몇 개월 뒤 8세대의 임차인을 모두 구했다. 이들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은 총 4억7200만원,월세수입은 월1600만원(연 1억9200만원)이다. 전체 투자비용에서 전세보증금을 뺀 순수 투자비용 대비 임대 수익률이 연 8.95%인 셈이다.

그는 특히 정부가 올 하반기께 '기숙사형 주택'과 함께 '원룸형 주택'을 도입하면 임대사업의 수익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숙사형 · 원룸형 주택은 세탁실과 휴게공간 등 생활편의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주거 형태로 1~2인 가구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다만 원룸형은 기숙사형과는 달리 취사시설은 가구별로 따로 갖춘다. 원룸형은 독립된 주거시설,기숙사형은 준(準)주거시설 개념인 셈이다.

서 대표는 "기존 임대주택의 수익성을 올리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1세대 당 차량 1대의 면적을 확보해야 하는 주차장이었다"며 "원룸형 주택은 주차장을 작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숙사형이 취사시설이 없어 원룸형에 비해 수요가 한정된 반면 확보해야 하는 주차공간은 세대 당 차량 0.2~0.5대를 수용할 수 있는 면적으로 원룸형(0.3~0.7대)에 비해 큰 차이가 없어 메리트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서 대표는 "기숙사형은 고시원의 대체 시설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고시원은 주차공간이 거의 없이 지어지면서 기숙사형과 같이 불법적으로 개별 화장실을 갖추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자들이 기숙사형보다는 불법적으로 고시원을 운영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원룸형은 고시원보다는 나은 주거환경을 원하는 서민에서부터 전문직 종사자까지 다양한 계층의 수요가 있고 임대료도 높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서 대표는 "임대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축 단계에서부터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층 출입구 홀과 계단실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차인들이 건물의 질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건물 색깔도 주위 건물과의 조화를 고려하고 너무 튀지 않도록 주조색과 보조색 등 두 가지로 구성하되 특별한 경우에만 액센트를 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비용이 더 들어가더라도 가스레인지,냉장고,에어컨,세탁기 등을 기본으로 갖춘 '풀옵션' 주택을 짓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풀 옵션이 아닌 주택에 비해 인기가 많고 임대료도 월 40만~50만원가량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5층 이상이라면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것을 권했다. 주택의 전용면적이 감소하긴 하지만 고급화 · 차별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3.3㎡ 당 임대료가 연간 1000만원 이상인 곳에서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낡은 건물을 소유했을 경우에는 리모델링을 할 것을 추천했다. 그의 한 고객은 지은 지 10년이 넘은 서울 강남구의 지하 1층~지상 2층짜리 상가주택을 지난해 1억7000만원을 들여 지하 1층~지상 3층짜리(100㎡ 증축)로 리모델링했다. 이에 따라 임대료는 보증금 1억400만원,연간 월세 940만원에서 보증금 2억2000만원,연간 월세 1700만원으로 배가량 늘었다. 공사비에서 늘어난 보증금을 제외한 6000만원 대비 투자수익률이 29%에 달한 셈이다.

서 대표는 1983년 홍익대 건축학과를 졸업했으며 연세대에서 건축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디자인 설계사무소에서 6년 동안 일한 뒤 독립,1991년에 수목건축을 창립했다. 수목건축은 임대주택 전문 건축업체.그동안 200개가량의 임대주택사업을 진행했다. 올 1월에는 1~2인 가구 전용 주택 브랜드인 '마이바움(MAIBAUM)'을 선보였다. 저서로는 <서용식의 내 손에 잡히는 부동산 개발>,<죽은 점포 살리기>,<부동산 리모델링으로 큰 돈버는 14가지 방법>,<부동산 리노베이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등이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