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판매계획을 분기별로도 못짭니다. 시장환경이 수시로 달라지기 때문이죠."

양승석 현대자동차 사장(56)은 최근 기자와 만나 글로벌 경기침체 속 판매확대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양 사장은 "작년까지는 연간 판매계획과 분기별 세부계획을 세웠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며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월별로 판매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미국에서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지난달 현지 자동차 수요가 37% 급감하는 등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있어 큰 걱정"이라며 "다른 글로벌 메이커와 마찬가지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외 판매를 총괄하고 있는 양 사장은 다음 달 11일 출시되는 대형 세단 신형 에쿠스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크다고만 해서 럭셔리차가 될 수 없다"며 "에쿠스는 전세계 명차들과 겨룰 수 있도록 현대차의 기술력과 첨단장비를 집약해 넣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양 사장은 "에쿠스는 국내 최고급 모델인 만큼 가격도 가장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며 "에쿠스 출시로 국내 기술력이 어디까지 왔는지 검증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에쿠스는 현재 내수용 위주로 개발된 상태이며,세계 최대인 미국시장 진출까지는 1년 반 정도 걸릴 것이란 게 그의 예상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