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항공, 취항 20년만에 갑자기 없애

세계 선두권 항공사 중 하나인 싱가포르 항공이 인천을 경유하는 싱가포르-밴쿠버 노선을 폐지키로 결정한 것은 '충격적인 사태'라고 캐나다 일간지 밴쿠버 선이 23일 보도했다.

선 지는 싱가포르 항공이 한때 황금노선으로 통했던 싱가포르-인천-밴쿠버 노선을 취항 20년 만에 갑자기 폐쇄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면서, 이는 세계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아시아 지역이 얼마나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경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싱가포르 경제는 금융 위기 발생 전에도 환율정책 실패와 국가투자기관인 테마섹의 투자 손실로 휘청거리다 최근 급격히 추락 중이며, 싱가포르 항공이 승객의 40% 정도를 태우던 중간 경유지 한국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한국과 싱가포르 두 나라를 아시아 지역의 가장 큰 우환거리로 지목한 바 있다면서, 작년 4.4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연율로 21%, 싱가포르는 17%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밴쿠버의 한 항공 전문가는 싱가포르 항공의 노선 폐지는 기본적으로 적자 노선을 축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항공은 지난 주 주 3편씩 운항하던 싱가포르-밴쿠버 노선의 폐지 결정을 캐나다 항공당국에 이메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캐나다 통계청은 작년 12월 유럽 대서양 노선의 승객은 2.7% 감소에 그친 반면, 아시아 태평양 노선 승객은 9.7%나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밴쿠버연합뉴스) 신상인 통신원 sangin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