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본점만 한달간 91억원 지출..작년比 12배

원ㆍ엔환율이 100엔 당 1천600원대를 웃돌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일본관광객들의 돈 씀씀이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관광객들 사이에서 필수 코스로 자리잡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과 에비뉴얼(명품관), 롯데호텔이 모여있는 `롯데타운'은 일본인 매출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2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들을 상대로 구매액에서 세금을 환급해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공동 본점에서 일본인들의 구매금액이 91억 원 가량으로 전체 월 매출의 7% 가량을 차지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2배 수준이며, 구매건수는 8배로 늘었다.

특히 명품만 65억 원 어치를 구매해 에비뉴엘관 전체에서 일본 관광객들의 구매 비중은 무려 30% 가량을 차지했다.

나머지 26억 원 가량은 주로 수입브랜드 화장품과 식품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은 인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일본인들의 전체 구매금액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비중으로는 6.3%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수치로 미뤄 볼 때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을 합치면 일본인들이 지난달 명동과 소공동 일대에서 쓴 돈은 최소한 1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세금 환급을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과 일부 명품 매장은 임대매장이어서 백화점 매출에 집계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일본인들의 전체 지출액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 본점의 경우 외국인 구매액 중 일본인이 67%, 중국인이 13%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1인당 구매금액인 객단가는 일본인의 경우 70만 원, 중국인은 120만 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일본인들이 중국인에 비해 단가가 낮은 식품류의 구매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본점 전체 객단가 평균인 10만 원에 비해서는 7배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기 침체로 국내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혀있는 상황에서 일본인들의 씀씀이가 백화점 매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일본인을 상대로 한 마케팅과 서비스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이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일본어 및 중국어로 된 안내가이드를 각층 에스컬레이터 주변에 비치하고 있으며, 일본어(5명), 중국어(3명) 전문 통역사 8명을 지하1층과 1층 안내데스크에 상주시켜 전문적인 안내를 하고 있다.

매장내 외국어를 할 수 없는 판매사원만 있는 경우에는 `피커폰 서비스'를 통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7개국어에 대한 전화 통역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일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관광 안내 전문 사이트 `서울 나비'를 통해 젓갈, 반찬, 김, 장류 등 식품에 대해 10%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일정기간 식품매장 5만 원 이상 구매객에게는 국화차, 유자차 등 사은품을 증정하고 있다.

현재 하루 평균 300~400개, 월 평균 2천500개 이상의 사은품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백화점 본점장 강희태 상무는 "엔고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관광의 필수 코스로 롯데백화점 본점을 방문하고 있다"며 "명품가방, 화장품, 한류 식품 등이 인기가 높아 주변에 통역사를 배치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