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수익률이 작년 10월 4% 수준에서 최근 2%대로 급락하는 등 안전자산의 투자메리트가 감소했다. 우리나라 사정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작년 5~6% 수준에서 3~4%대로 큰 폭으로 하락했고 경기 회복이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주식시장 전망도 좋지 못하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최근 일부 상호저축은행들에서는 고객 수가 급증해 영업시간이 끝났음에도 객장에 수십명의 고객들이 순서를 기다리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을 정도다.

보통 금리가 낮아지면 투자자들은 위험 수준은 더 높지만 수익성 전망이 상대적으로 좋은 상품을 찾아 나서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최근 원자재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금가격이 온스당 1000달러 수준에 육박하며 지난 한 달간 약 15% 수준 급등하는 등 안전자산 성향을 지닌 원자재 가격이 선도적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에 최고 배럴당 150달러 수준에서 최근 30달러 대로 급락한 유가도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고 전 세계 가뭄으로 일부 곡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통상 글로벌 경제가 최근처럼 심각하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역시 빠르게 반등하기 쉽지 않다. 특히 유가는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등 수요 회복이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곡물가격은 가뭄으로 인해 단기적인 반등시도는 나타날 수 있지만 비우호적 금융환경 지속 등으로 단기적으로 변동성도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사상 최대 규모로 공급되고 있고 중국의 경기부양책은 이미 일정 수준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데다 원유와 곡물은 글로벌 경기위축에도 실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이어서 통상의 상황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주식과 채권에 편중된 투자자들에게 이들 상품은 자산배분 효과도 줄 수 있고,중장기적인 경기 회복 사이클에서는 유동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원유를 포함한 상당수 원자재들은 선물시장에서 몇 개월 후에 거래하기로 약정한 가격이 현재 가격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미래의 원자재 가격이 현재보다 낮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상당 수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안전하고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위험감수 성향을 고려해 원유,곡물 등 원자재 시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투자전략 측면에서는 당분간 원자재 가격이 위아래로 출렁이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과거 대세 상승기처럼 원자재가격의 상승을 확인하고 편승하는 전략은 효과적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원유와 곡물과 같은 중장기적 상승여력이 높아 보이는 상품을 찾아 분할매수 관점에서 투자해야 할 시기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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