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신용공여한도를 소진하고 산업은행에 1조 원 정도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19일 "지난 주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이 찾아와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며 "GM대우 측에 이달 말까지 필요 자금과 경영상황, 본사의 입장 등에 대한 관련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산은 관계자는 "GM대우가 설정한 12억5천만 달러의 신용공여한도를 모두 인출했으나 당장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정도로 자금이 없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GM대우 측이 제출할 자구책과 모기업의 회생 가능성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GM대우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여부는 GM 본사의 회생 가능성과 자구책 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GM대우 관계자는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측의 자구계획안에 GM대우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GM그룹의 일원이기 때문에 이번 구조조정의 취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자구 노력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M대우는 동유럽 등에서 판매대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자동차 판매량 감소 영향으로 유동성 압박에 빠졌다.

앞서 GM대우 경영진들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임채민 제1차관 등도 만나 정부가 GM대우에 유동성이 지원될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미국 GM이 경영난으로 미 연방정부로부터 94억 달러의 긴급자금을 지원받은 데 이어 해외 계열사들도 현지 정부에 지원요청을 하고 있거나 이미 받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GM대우는 정부 측과의 만남에서 "앞으로 경영과 유동성 사정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일시적인 어려움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그러나 GM대우의 요청에 대해 아직 직접적인 지원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