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회사인 MSD와 손잡고 자사가 개발한 국산 고혈압치료 개량신약을 함께 팔기로 했다. 이번 공동판매는 다국적 제약회사가 국내 개량신약의 효능과 시장성을 인정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미약품(대표 임성기)은 자체 개발한 복합형 고혈압치료 개량신약 '아모잘탄정'을 한국MSD와 국내시장에서 공동판매키로 하고 최근 식약청 품목허가를 두 회사가 동시에 신청했다고 19일 발표했다. 그동안 외국 제약사가 개발한 의약품을 국내 제약사가 이름만 바꿔 공동판매 방식으로 국내외에 시판한 경우는 많았지만,외국사와 국내 제약사가 국산 개량신약을 공동판매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판매 의약품 선별 기준이 까다로운 다국적 제약사가 국산 개량신약의 치료효과와 잠재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앞서 지난 13일 한국MSD와 아모잘탄정 공동판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MSD는 이번에 개발된 아모잘탄정을 '시모니정(잠정제품명)'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시모니정을 생산,한국MSD에 공급하게 된다.

아모잘탄은 기존 CCB 계열 고혈압 치료제인 '암로디핀 캠실레이트'(제품명 아모디핀정)와 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인 '로살탄 칼륨'(제품명 코자정)을 합쳐 만든 복합형 개량신약이다. CCB 계열 고혈압 약은 칼슘 흡수를 차단함으로써 혈압을 낮추게 돼 있고,ARB계열 고혈압 약은 혈압 상승의 원인 효소인 안지오텐신Ⅱ가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함으로써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물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중증 고혈압 환자들이 두 약품을 따로 처방받아 동시에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고 두약품을 한꺼번에 복용했을 때와 달리 부종 등의 부작용도 줄어들었다는 것이 두 성분을 복합한 개량신약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양사 간 국내시장 공동 마케팅 협력방안 등 세부내용에 대해서는 향후 협의하기로 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