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최대 수혜주로 지목받고 있는 삼성증권은 자통법 시행을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 확립의 전기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2020년 글로벌 톱10'이라는 비전 실현에 올해의 성과가 결정적이라는 판단 아래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자통법 이후 경쟁사와 완전히 차별화된 선진금융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자통법 환경에서는 고객보호장치가 핵심적인 경쟁력이 될 것이란 게 삼성증권의 판단이다. 삼성증권은 자체 적합성원칙에 의거해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권유가 이뤄지는 판매시스템을 2년 전부터 도입했다. 이번 표준투자권유준칙에 따른 판매시스템도 자통법 실시 1주일 전부터 운영해 혼란을 차단했다.

삼성증권은 단순한 상품판매보다 자산배분 전략과 시장상황에 맞는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는 등 사후관리의 차별화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차별화를 통해 선진 자산관리 모델을 정착시킨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있었던 조직개편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상품 · 기능별로 나눠졌던 영업조직을 개인과 기관(법인) 투자자로 양분해 통합했다.

새 상품 출시도 준비 중이다. 기존 체크카드의 기능을 신용카드로 업그레이드한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신용카드'와 코스피지수 수익률의 1.5배를 노리는 파생인덱스펀드,유가지수선물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 등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개념의 상품을 준비 중이다. 전문투자자를 위한 다양한 맞춤식 사모형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상품운용 능력 강화를 위해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한편 파생상품 운영을 위한 QF(계량금융)파트를 신설하고 수학 · 공학박사 등을 대거 영입했다.

도매부문에서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기관투자가 전용 대량 매매시스템인 '코리아크로스'를 오픈한 데 이어 최근 시스템 영업파트 등을 신설해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프라임브로커리지 등 신규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해외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홍콩법인은 현지 우수인력 흡수를 통해 조기정착한 뒤 중국 진출의 발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지 리서치센터도 구축된다.

한국시장의 선진국지수 편입에 대비한 일본 진출도 오는 3월 초면 가시화된다. IB(투자은행)부문에선 영국 로스차일드와 제휴하는 등 시장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기업구조조정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삼성증권의 한발 앞선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