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속에 차량을 정비업체 등에 맡기지 않고 직접 정비하는 '셀프 정비족'이 증가하고 있다.

4일 옥션(www.auction.co.kr)에 따르면 지난해 타이어와 배터리를 비롯해 차량을 직접 유지보수할 수 있는 DIY(Do-it-yourself) 부품 판매가 2007년에 비해 210% 가량 늘었다.

이는 경기 불황 여파로 일반 운전자들이 정비업체에 가지 않고 직접 부품을 교환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차량 교체시기를 늦추면서 부품 수명이 다된 '고령차'들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또 정비업체를 주고객으로 삼던 부품 공급업체들이 정비업체 불황으로 판로를 온라인몰 등으로 확장하거나 바꾸면서 부품이 다양해지고, 가격이 내려간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옥션에서 타이어와 휠 등 차량정비용품을 판매하는 심정훈씨는 "카센터에 물품을 납품해오다가 납품 물량이 줄어들면서 최근 온라인 판매로 전향했다"며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다양한 차량정비 정보를 얻는 20∼30대가 주고객층"이라고 말했다.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부품은 시중가의 30∼50% 가량 할인 가격에 판매되는 엔진오일과 타이어 등이다.

타이어 펑크시 간단하게 수리할 수 있는 수리세트와 부동액 등도 인기 제품이다.

고령차를 겨냥한 연비.차량 성능 향상세트와 엔진출력 증강 등에 효과가 있는 전압 안정 장치의 판매량도 증가추세다.

옥션 관계자는 "셀프 정비족의 증가는 셀프 주유족처럼 경기 불황으로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추세 때문"이라면서 "고객의 선택폭을 넓히기 위해 입점 상품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