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3년간 국내 조선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봇물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투자가 끝나기 전에 금융위기가 터지고 수주마저 끊기면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성진기자입니다. 필리핀 수빅만. 한진중공업의 해외 생산기지입니다. 지난해 첫 번째 도크는 완공해 이미 배를 짓고 있는 가운데 지금은 길이 550미터에 달하는 두 번째 도크 마무리 공사가 한창입니다. 한진중공업은 부산 영도와 필리핀 수빅 이원 생산체제로 운영한다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현재 수빅 조선소의 수주 잔량은 41척, 40억달러지만 지난해 9월 이후로 추가 수주가 한 건도 없습니다. 당초 중저가 선박을 대량으로 만들어 수익을 내는 박리다매 전략을 세웠지만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게다가 이미 수주한 선박도 최근 발주 취소가 많은 벌크와 컨테이너선이 대부분입니다. 또 한국보다 낮은 생산성에다 환율과 후판 등 불안한 대외 여건을 감안하면 손익 분기점을 넘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진중공업은 결국 중장기 계획이던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조선 기자재 공장 건설과 1조원 규모의 수빅만 개발 사업도 잠시 미뤘습니다. . 상황은 STX도 마찬가지입니다. 총 10억달러를 투자해 지난해 중국 다렌의 조선해양 생산기지 1단계를 완공하고 선박 건조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70척, 48억달러의 수주 잔량을 갖고 있지만 반년째 추가 수주가 없습니다. 이미 확보한 물량도 벌크선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STX는 현재 2단계로 엔진과 기자재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현지 법인에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지만 선박 건조와 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하는 만큼 지금처럼 수주 가뭄이 이어질 경우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한 해외 생산기지. 열매를 따기도 전에 찬바람이 몰아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WOW-TV NEWS 김성진입니다. 김성진기자 kims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