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해 말 국내에서 처음 천연물질 성분으로 개발한 아토피 치료 신약이 출시될 전망이다. 신약물질 개발 전문 바이오벤처기업인 바이오피드(대표 박두진)는 자체 개발한 아토피 치료용 천연 원료물질(KT&G101)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최근 임상 3상 시험 진입 승인을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이 회사는 서울대와 연세대,한양대,가톨릭대 등 국내 8개 대학병원과 임상 3상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아토피 치료제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치료 효과 최종 시험인 3상시험 진입 승인을 받기는 이 회사가 처음이다.

박두진 대표는 "건강한 동물성 세포조직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의 구성 성분 및 기능,동물시험인 전임상 자료 등을 제출한 결과 독성시험 등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안전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르면 올해 말 일반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외용제(바르는 치료제)가 생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G101은 인체를 포함한 동물의 폐에 존재하는 물질로 '이중포화인지질(DPPC)'이 주성분이다. 따라서 아토피 현상인 이상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스테로이드 치료제나 세라마이드 성분이 주원료인 기존 비공식 치료물질과 달리 이중포화인지질을 표피세포에 공급, 세포의 지질대사를 복원함으로써 아토피의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원료물질 개발자인 최성현 연구소장은 "주성분인 이중포화인지질이 아토피의 원인인 혈액 내 과다 불포화인지질의 농도를 균형적으로 희석함으로써 이상 면역반응으로 인해 혈액단백질인 알부민이 피부 밖으로 빠져나오는 삼출현상을 막아준다"며 "무엇보다 중독성이 없고 안전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피부층에 쌓이는 삼출 단백질은 표피층의 포화인지질 부족과 맞물려 피부 건조 및 포도상구균 감염 등을 일으켜 극심한 가려움의 원인이 된다.

이 회사는 KT&G101에 대한 전임상시험 결과 6주 만에 증상을 평균 85%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10년 넘게 중증 아토피로 고생했던 최성현 소장은 전공인 자가진폐증 면역연구 경력을 활용해 자신의 증상을 개선할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KT&G101의 효과를 발견하게 됐다. 폐의 면역기능 이상으로 폐점막을 손상시키는 자가진폐증이 아토피의 원인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자신을 실험대상으로 동물의 세포조직에서 추출한 이중포화인지질을 발라본 것.최 소장은 "진물이 너무 많이 흘러 청바지가 다리에 붙을 정도로 고통을 받았다"며 "이 물질을 발라 한 달 반 만에 완치되고 나서 효능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자가진폐증 면역학으로 생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최 소장은 현재 강원대 생화학과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박두진 대표는 "KT&G101의 응용범위를 비염,천식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앞으로 후보물질을 확보한 상처 및 화상 치료제,탈모방지제 등에 대한 신약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KT&G는 2006년 KT&G101이 해외기술 이전에 성공할 경우 177억원의 기술이전료와 제품판매 수익의 일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바이오피드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