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책상에 살포시 놓여진 장미꽃을 보았습니다. 작은 것에서도 큰 기쁨을 맛볼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 최근 사원 간담회에서 칭찬의 상징인 '장미'를 받은 여사원이 한 얘기다.

필자 회사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칭찬문화 확산을 위해 칭찬하고 싶은 동료에게 장미를 전해주는 '백만송이 장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6개월간 5만5800송이의 장미가 동료에게 칭찬과 격려의 의미로 전달됐으며,회사는 장미 한 송이당 1000원으로 환산해 총 5500여만원을 장미를 받은 임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짧은 기간 내 칭찬과 격려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리더십 전문가 존 맥스웰은 베스트셀러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격려'에서 진실한 격려 한마디는 절망에 빠진 사람을 일으켜 세우고,열정과 환희를 지속시켜 일의 완성도를 높이고,사람과 사람,나라와 나라를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고 했다.

이처럼 칭찬과 격려는 요즘처럼 경제위기가 심해질수록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그 중요성이 더해가며 하나의 기업문화로 자리잡을 때 위기를 돌파하는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실제로 기업문화가 좋을수록 경영 성과가 향상되며 위기극복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207개 기업을 대상으로 11년간 추적해 강력한 기업문화를 가진 10대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경영 성과를 비교한 결과 기업문화가 강한 회사는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 순이익과 주주가치가 무려 4~5배나 더 높았고,그 강한 기업문화를 가진 회사의 특성을 분석했더니 영성(spirituality)이 있는 일터였다고 한다.

임직원에 대한 배려를 최우선으로 실천한 사우스웨스트의 전 최고경영자 허버트 켈러는 "우리 회사의 항공기는 모방할 수 있다. 그러나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직원과 그들의 태도만은 복제할 수 없다"며 사람 중시 기업문화야말로 핵심 경쟁력임을 강조했다.

좋은 기업문화가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임에도 왜 정착시키기 어려운 것일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단기 실적을 우선시하는 경영환경 탓이 큰 것 같다. 기업문화가 바뀌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최고경영자가 장기 안목을 갖고 지속적인 실천 노력을 보여야 하는 이유다.

필자도 지난해 최고경영자로 취임하자마자 회사의 10년 성장을 이끌 핵심 인프라로 유연,솔직,자율,조화 등을 열린 문화로 정하고 구성원 마음 속에 내재화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경제가 어려운데 열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실 건가요?" 최근 임직원들로부터 이 같은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필자의 대답은 단호하다. 경쟁사가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이 기업문화이기에 경기가 어려울수록 더더욱 포기할 수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