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2∼3년내 매각 난망"

매각 작업이 10개월 만에 종결되면서 앞으로 대우조선해양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대우조선에 대해 핵심 역량 분야를 선별해 키우는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분할 매각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재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그러나 글로벌 신용 경색으로 원매자를 찾기 쉽지않은데다 증시와 조선업황 회복시기도 장담하기 어려워 대우조선 매각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대우조선 경영합리화 착수
산업은행은 이번 매각 실패로 대우조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데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대우 산업은행 기업금융4실장은 "이번에 대우조선 매각 협상이 무산되면서 마치 경영이 악화하고 무슨 문제가 있는 듯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나 대우조선은 여전히 건실하고 경영상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선박, 플랜트, 건설 등의 사업부문 중에서 핵심 사업 분야를 키우고 비효율적인 사업분야는 쳐내는 경영합리화를 추진해 사업을 재편키로 했다.

사실상의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미이다.

정인성 부행장은 "앞으로 산업은행은 초우량 조선사인 대우조선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영체질을 개선하는 방안을 수립해 시행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하겠다"며 "선박 등 여러 사업부문에 대해 키울 것은 키워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찾고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인적.물적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앞으로 기업 가치 제고가 최우선 과제로, 비효율적이고 불필요한 부분은 쳐내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3년내 매각 어렵다
산업은행은 이 같은 경영합리화 방안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재매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매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사업분할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추진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상태로는 덩치가 너무 크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사업부문별로 쪼개 매각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정 부행장은 "대우조선에 대해 주력분야를 키운 뒤 분할 매각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마련하겠다"며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 방안도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실물경제와 증시가 살아나면 내년이라도 매각에 나설 수 있겠지만 경기 상황이 쉽게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인수.합병(M&A)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매각이 재추진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구나 대우조선은 방위산업체이기 때문에 외국 기업이 주도적으로 인수할 수 없고 국내에서는 유수의 그룹이라해도 수 조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대우조선 인수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당장 팔 생각은 없어 보인다.

대우조선 주가는 작년 초 4만5천~4만9천 원 수준에서 작년 10월 말 1만 원 수준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2만 원 안팎에 머물고 있어 3조~4조 원 이상을 받기 어렵다.

한 M&A 전문가는 "산은 입장에서는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헐값 매각을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몇 년 간 재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경기가 부진하기 때문에 당분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며 "대우조선 재무지표는 지금까지는 긍정적이나 앞으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사업 분할 매각 방안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M&A 전문가는 "사업을 쪼개서 판다고 할 때 실사를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라며 "대우조선 노조 설득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최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