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회사가 어려움을 겪지만 앞날은 밝다고 보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부부 디자이너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 워런에 있는 GM 디자인센터에서 자동차 브랜드 개발을 맡고 있는 디자이너 문송이(32)씨는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어려움이 왔지만 앞으로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씨는 남편 이도희(33)와 함께 GM 디자인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GM의 북미 디자인센터에서 한국인 부부 디자이너는 이들 뿐이다.

문씨는 "GM의 북미 디자인부문에 한국인이 30명 정도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부부는 우리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씨는 GM이 앞으로 자동차 브랜드를 어떻게 고유의 특성을 지키면서 발전시킬 것인가를 맡는 '스타일 가이드'로 일하고, 남편 이씨는 시보레 '볼트'와 같은 전기자동차 디자인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GM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분야에 있는 셈이다.

문씨는 2005년말부터 GM에서 일해왔다.

한국에서 대학(이화여대)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와 샌프란시스코의 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에서 대학원을 마칠 때까지 패션을 전공한 문씨는 자동차 관련 일을 생각해보지 않았었지만 대학원에서 만난 남편이 GM에서 일하게 돼 디트로이트로에서 살게 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문씨는 "GM에 입사한 남편이 패션 전공자도 회사에서 관심있게 채용한다고 해서 인터뷰를 하고 남편보다 6개월 뒤에 GM에 취직했다"면서 "전공을 감안해서 회사에서 트렌드 관련 리서치나 미래를 보는 일을 하게 하고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GM 입사 전에는 자동차에 관심이 없던 문씨에게 차 디자인을 전공한 남편은 큰 도움이 됐다.

남편과는 '허머' 디자인부문에서 같이 일하기도 했다.

심각한 자동차 판매 부진과 자금 문제 때문에 정부 지원이 필요할 정도로 GM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문씨는 앞날을 밝게 보고 있다
문씨는 SUV나 픽업트럭 등에서 이제는 전기차 개발에 주력한다거나 소형차, 승용차 위주로 디자인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전과 마찬가지로 바쁘다면서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보면 이런 추세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씨는 "회사가 어렵다는 것을 느끼기는 하지만 밖에서 얘기하는 것만큼은 아니다"며 "직원들이 편하게 일에 전념할 수 있게 회사에서 배려를 해주고 부정적인 얘기보다는 긍정적인 성과 등을 갖고 사기를 북돋워 준다"고 말했다.

문씨는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뷰익의 고급승용차 라크로스 신모델의 색상과 내장재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

문씨는 라크로스 신모델은 미국과 중국의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면서 이를 위해 중국 상하이에 있는 디자인스튜디오와 북미 디자인센터가 공동작업을 통해 동.서양의 조화를 이룬 차를 만들어 냈다고 자신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차의 장점과 특징을 세심하게 소개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