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국내 대형 증권사로는 유일하게 11년 연속 현금배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소 보수적이라고 느낌이 들 정도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2008회계연도 3분기(10~12월)에 채권 평가익에 힘입어 세전 이익 6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해 11월 중 순이익 286억원을 기록해 증권사 중 최대 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채권평가익 30억원,헤지(위험회피)용 국채선물 평가익 64억원,채권이자액 등을 포함해 채권 관련 수익만 약 135억원가량을 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12월 들어 채권금리는 더 큰 폭으로 떨어져 전반적으로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이 이처럼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큰 역할을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의 장외파생상품거래에서 철저한 신용보강계약을 통해 주가연계증권(ELS)의 부실을 '제로'로 만들었고 이미 글로벌 신용위기 이전인 2006년부터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과 자사 부동산 매각을 통해 약 2170억원의 유동성을 조기에 확보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도 지난해 상반기 이전에 발빠르게 회수해 놓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최근 몇 달 새 거래대금 규모가 지지부진하긴 하지만 개인위탁영업의 강자답게 대신증권은 오히려 주식시장 내 점유율을 다소 높였다고 설명한다. 그만큼 수수료 수입이 소폭 증가한 셈인 데 시장에서는 전체 개인위탁영업 시장에서 대신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을 약 4.7%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수수료가 훨씬 저렴한 온라인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은 "10월 중순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스마트머니가 대거 증시에 유입되면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증가했으며 덕분에 위기에도 큰 변동이 없는 안정적인 영업력을 보이고 있다"며 "확보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장성이 높은 자산관리나 자기자본투자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노 사장은 "오는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맞춰 선물업과 헤지펀드 등 새로운 수익원이 될 신규 사업분야에 집중하는 동시에 새롭게 마련한 리테일 영업 비전을 중심으로 '토털 고객자산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증권은 최근 "대신증권이 유연한 수익 구조를 갖고 있고 리스크 노출규모도 크지 않아 변동성 장세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목표가 1만7000원을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주말 1만4850원을 기록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