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들으신대로 삼성그룹이 25명의 사장단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그 특징과 의미를 취재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최진욱 기자, 먼저 이번 인사의 특징부터 정리해볼까요? 무엇보다 인사폭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12명, 자리이동이 11명 등 총 25명의 사장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최근 3~4년간 사장단 교체가 6~7명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이번 인사폭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만 60세를 넘긴 사장들을 용퇴시키고 50대 중반의 젊은 사장들이 대거 등용되었다는 점입니다. 삼성관계자는 "지금까지 선대회장 시절부터 60세를 넘긴 사장들은 물러나는 관행이 있었고 최근 몇년간 인사가 적체되었기 때문에 이번 인사로 사장단은 본래의 연령대로 복귀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폭적인 자리이동과 세대교체가 이번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의 특징입니다. 그럼 이번에 자리를 바꾼 사장들을 살펴볼까요?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과 이상대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조선과 주택시장에서의 뛰어난 공로를 인정 받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는 5개의 총괄부문을 2개로 통합해 반도체와 LCD 같은 부품사업과 휴대폰과 TV같은 완제품 사업으로 이원화 되었습니다. '애니콜 신화'의 주인공인 이기태 부회장과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창규 기술총괄사장이 물러나고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의 투톱체제에다 나이가 젊은 부사장들이 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눈에 띄는 승진인사도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LCD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한 장원기 부사장은 2004년부터 삼성과 소니의 합작법인인 S-LCD사장으로 일해왔는데요. 장 사장은 이재용 전무와 교감이 통하는 경영자로 그룹내에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의 안방살림을 2001년부터 맡아왔던 최도석 사장은 삼성카드로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인 최 사장이 르노삼성차의 지분 19%를 보유한 삼성카드 사장으로 이동하면서 역시 눈에 띄는 인사였구요. 삼성전자의 재경팀장으로 일해왔던 최외홍 부사장이 삼성벤처투자 사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삼성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데 열중하는 상황에서 삼성벤처투자를 전문투자회사로 키우겠다고 밝히면서 최 사장의 보폭도 커질 것 같습니다. 눈에 띄는 사장 인사까지 살펴봤구요. 그럼 이번에는 사장단 인사가 갖는 의미도 정리해볼까요?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에서 더 이상 삼성도 자유롭지 못하면서 사실상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했다는 점입니다. 결국 위기에 맞게 조직을 바꾸고 이를 이끌어갈 젊은 사장들을 대거 승진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삼성관계자도 "이번 인사는 현장과 스피드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삼성이 느끼는 위기는 예전과는 다른 상황입니다. 사실상 삼성이 작년 '계열사 독립경영'을 선언한 이후 또 다른 '신경영' 체제를 출범시킨 셈입니다. 둘째로 세대교체와 함께 이재용 전무 체제의 준비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입니다. 앞서 전해드린대로 이 전무와 가까운 사이에 있는 사장들이 승진도 했구요. 사장단 나이가 젊어지면서 이 전무와의 교류도 한층 수월해졌습니다. 작년에 이건희 전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의 퇴진에 이어서 고참 사장들도 자리를 물러나면서 이 전무의 입지도 그룹 내에서 그만큼 높아졌다는 평가입니다. 오늘 단행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의 특징과 의미를 최진욱 기자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