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지난해는 유난히 시끄러웠다. 한 포털 사이트는 10대 뉴스로 광우병 파동과 촛불시위,악플로 인해 유명 연예인이 세상을 떠난 일 등을 선정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일련의 사건이나 사회현상을 통해 많은 사람이 관찰의 오류에 빠져 있지 않나 생각해 봤다. 즉 하나의 사안에 대해 너무 쉽게 받아들이고 빠른 결론을 내리는 사려 깊지 못한 관찰 말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며 늘 어떤 사건이나 현상을 주의 깊게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관찰을 한다. 눈으로 보는 것은 물론 듣고 만지며 느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나름대로 진단하고 결론을 내린다. 각자 수없이 처방을 하며 산다. 위정자는 정책을,개개인은 부닥치는 삶의 문제와 정책의 좋고 싫음을….문제는 얼마나 정확한 진단 후의 처방이냐다. 자칫 그릇된 관찰과 처방은 의사가 오진을 하듯 설왕설래 소모적 낭비를 불러올 뿐 아니라 치유는커녕 병을 키우는 꼴이 되고 만다. 이러한 관찰 및 진단의 오류를 최소화할 수는 없을까. 필자가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터득한 5대 관찰법이 있다.

첫째,육안 관찰이다. 관찰의 첫 단계로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전방위로 파악한다. 숲 전체를 보는 것으로 주관성이 배제된다.

둘째,통찰(通察)이다. 문제 파악 단계로 관찰 대상인 사물이나 사안에 대해 속속들이 그 실상을 본다. 숲의 나무를 하나하나 파악하거나 환자의 경우 장기를 정밀 촬영하는 것과 같다.

셋째,세찰법(細察法)이다. 숲과 나무,지형,식물의 군락지 등을 모두 망라해 본다. 그야말로 현미경으로 손바닥 손금 보듯 관찰한다. 주관적 판단이 서는 단계다.

넷째,역찰법(易察法)이다. 세찰을 통해 결론이 섰더라도 주관적 오류를 배제하기 위해 상대의 처지에서 진단해본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다.

다섯째,균찰(均察) 및 동찰(動察)법이다. 관찰의 최종 단계로 자칫 자신이 내린 결론이 완벽하다 하여 오만에 빠지거나 한쪽에 치우치는 우를 범했는지 되짚어 봐야 한다. 균찰은 상식이 통하는 균형 있는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매스미디어나 포퓰리즘 등에 의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까지 체크해야 한다. 시간과 장소,어제와 오늘에 따라 처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동찰이다.

이러한 5단계 관찰을 통한 종합처방이라야 그나마 오진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관찰자는 청각 후각 미각 시각 촉각 등 인체의 5개 감각 기능과 유사 선행 사례,벤치마킹,여론조사,문헌자료,토의 등의 방법과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5대 관찰법과 도구를 활용해 임해야만 완찰(完察)을 기할 수 있으며 잘못된 진단과 처방을 줄일 수 있다. 우리 모두 관찰의 오류를 줄여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파열음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