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낡은 체제'를 유지하는데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출 경우 대서양 양안 간에 무역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독일 집권 기민당(CDU) 고위 당직자가 12일 경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쿠르트 라우크 기민당 경제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오바마 당선인이 제너럴 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의 문제에서 현금과 신용을 동원해 시대에 뒤떨어진 사업모델을 지지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그가 이런 낡은 구조를 보존할 경우 매우 어려운 대서양 양안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파산위기에 몰렸던 GM과 크라이슬러에 고강도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각각 134억달러와 4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었다.

다임러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라우크 위원장은 "연방정부의 자금으로 비효율적인 미국 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을 위반하고 유럽연합(EU)의 공정경쟁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미국 업체들은 "지난 30-40년 동안 잠을 자면서 경쟁능력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바마 정책에 대한 유럽과 WTO의 첫 반응이 양안간 무역전쟁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 정부는 지금까지 GM의 독일 자회사인 오펠에만 18억유로의 조건부 지원을 약속했으나 다른 독일 업체들도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