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일부 입점 업체들에 대해 수수료를 인상해 영업난에 시달리는 의류업체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입점 수수료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들이 입점해있는 브랜드 업체들에게 임대료를 받지 않는 대신 상품 판매가격의 일정 비율을 떼어 받는 금액이다.

9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12월 입점해있는 유아동복 브랜드 50여개 중 재계약 대상인 30여개 업체에 수수료 인상안을 통보한 뒤 협의를 거쳐 1월 1일자로 수수료를 1.2~1.5% 가량 올렸다.

이에 따라 유아동복 업체들은 기존 수수료율인 25% 내외에 인상안을 더해 27%에 달하는 수수료를 대형마트 측에 지불해야 한다.

홈플러스 측은 "제반 시설 비용과 공공요금이 올랐으며, 물가인상률 등을 반영해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계약은 매년 한 차례씩 이뤄지는 것으로 이번에는 유아동복 브랜드를 대상으로 했으며, 남성복.여성복.캐주얼 등 120여개 의류브랜드는 제외됐다고 홈플러스 측은 전했다.

그러나 홈플러스 측이 밝힌 인상 이유에 따르면 다른 의류업체들에게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될 수밖에 없어 오는 3월 재계약 협상을 하는 나머지 입점업체들에게도 인상안을 통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류업체들은 이와 같은 조치에 크게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 매출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데다 특히 생필품이 아닌 의류업체들의 경우 매출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어서 수수료 부담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100여개의 점포를 두고 있는 대형마트들이 우월적 지위에서 수수료 인상을 압박하면 거부하기 어렵기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한 아동복업체 관계자는 "협의를 통해 인상했다고 하지만 `갑-을' 관계에서 어디 내놓고 반발할 수 있겠느냐"며 "올해 경기가 더욱 나빠진다고 하는데 수수료까지 올랐으니 더욱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