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만든 제품을 뛰어넘는 제4세대 방습 포장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여기에 성공하면 지금까지 없었던 전혀 새로운 개념의 포장지를 만들어 회사의 명성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조창현 대표는 "식품뿐 아니라 건설용,산업용 자재도 담을 수 있는 물건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창업주인 조능환 회장이 만든 1세대 포장지는 수지 용액에 종이를 적셔서 만든 폴리프로필렌 재질.종이 사이에 합성수지를 끼워서 압착한 2세대 포장지를 넘어 조창현 대표는 2006년 조재진 회장을 도와 수용성 접착제를 사용,폴리에틸렌 필름과 종이를 붙인 3세대 방습 포장지를 만들었다. 조 회장이 작고한 이후 조 대표는 3세대 포장지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특허를 받기도 했다.

3세대 포장지는 재활용이 불가능했던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용성 접착제를 사용,필름과 종이를 붙인 형태로만들어졌다. 필름과 종이를 뜯어내기만 하면 재활용이 가능해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가볍고 질기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현재 그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경력을 살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필름과 종이를 붙일 수 있는 제4세대 포장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조창현 대표는 "시제품 개발은 성공했고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며 "다양한 물건을 포장할 수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기존 방습 포장지 생산뿐 아니라 회사 수입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종이 무역업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제지업의 특성상 시장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를 위해 조 대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했던 펄프 수입 판매업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의 연간 펄프 수입 판매량은 20만t에 이른다. 이 회사는 석고보드에 쓰이는 종이를 국내에서 팔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국내 제지회사에서 만든 백판지 수출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페루로 나갈 첫 물량 300t이 선적됐다.

조 대표는 "환율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수익 구조를 구축, 방습 포장지를 비롯한 회사의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진출한 무역업을 회사의 부수 사업으로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조업을 물려 준다는 것은 부의 승계가 아니라 고생의 대물림이라는 말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제조업이 살아야 국가 경제가 살아난다는 신념으로 현재의 가업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