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진에도 구조조정안 '함구'

쌍용차가 오는 8일 이사회에서 의결 안건으로 상정할 구조조정안을 사외 이사진에게도 통보하지 않는 등 구조조정안 확정작업을 첩보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극도의 보안속에서 진행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오는 8일 오후 2시 중국 상하이차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구조조정을 포함한 경영정상화 방안 및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주요 안건인 구조조정안에 대해서는 사외 이사진에게도 전혀 통보하지 않았다.

쌍용차는 그동안 한국과 중국을 번갈아가며 한달에 한번 이사회를 열어왔는데 통상 안건을 사외이사진에게 미리 알려왔다.

쌍용차는 그러나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이번 이사회 안건인 구조조정안에 대해서는 사외이사진에게 전혀 알리지 않은 상태다.

쌍용차 이사진은 현재 의장을 맡고 있는 천홍 상하이차 총재를 비롯해 최형탁 사장, 장하이타오 대표, 란칭송 수석 부사장 등 4명이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사외이사진은 지홍민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와 이효익 성균관대 경영학부 교수등 총 5명으로 구성돼있다.

이번 이사회에 참석하는 중국인은 6명, 한국인은 3명이며 과반수 참석에 참석인원 과반이 찬성하면 안건이 의결된다.

따라서 최대주주인 상하이차가 제시하는 구조조정안 의결은 확정적이다.

한편 오는 8일 열리는 쌍용차 이사회에서는 대규모 인력 감축 또는 임금 삭감 등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의 사외이사진 중 한명은 "이번 이사회 안건의 내용에 대해 전혀 통보받은게 없고 최대주주인 상하이차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현재 쌍용차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인력 감축이나 임금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이사회에서 쌍용차 회생을 위한 자금 지원 방안이 의결되더라도 상하이차가 국영기업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승인 절차까지 감안하면 최소 두달이 지나야 자금 지원이 실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사외이사는 "만일 상하이차가 철수 방침을 밝히더라도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이사회 결과에 따라 무책임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지만 어쨌든 본분을 다하기 위해 중국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