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소비세 인하로 12월 내수는 증가

지난해 고유가 행진과 임단협 관련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자동차 업계는 4분기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국내시장 판매량이 작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는 지난해 내수 114만5천60대, 수출 420만7천450대 등 총 535만2천510대를 팔아 2007년보다 2.4% 실적이 늘었다.

이는 수출이 2007년보다 4.7% 증가한 데 힙입은 것이지만, 내수 판매량만 놓고 보면 2007년에 비해 5.1% 가량 줄었다.

국내 1위 브랜드인 현대차는 지난해 전체 판매실적이 2007년 대비 6.9% 증가한 278만1천677대였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전년보다 8.7% 감소한 57만96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내수 부진으로 인해 현대차의 전체 판매량은 당초 목표였던 311만대에 미달했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신차 효과'로 내수시장 점유율을 2007년보다 5.1% 포인트 끌어올리면서 국내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16.2%나 늘었지만 해외판매가 0.4% 줄면서 총 판매실적은 2.9% 감소한 140만421대를 기록했다.

GM대우는 지난해 내수 11만6천520대와 수출 76만4천203대 등 88만723대를 팔아 2007년보다 실적이 8.1% 감소했고, 쌍용차는 내수 3만9천165대와 수출 5만3천500대 등 총 9만2천665대를 팔아 2007년보다 판매량이 29.6%나 하락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에 수출이 전년 대비 72.9% 증가한 데 힘입어 총 판매량이 19만7천24대를 기록, 2007년에 비해 14.4% 실적이 늘어났으며 2000년 출범 이후 연간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싼 기름값과 임단협 관련 조업차질 등에도 불구하고 3분기까지 비교적 좋은 실적을 보였던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막판 변수를 만나 타격을 입었고 내수 판매량은 재작년보다 후퇴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11월 급감했던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시장 판매량은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효과에 힘입어 지난달에 다소 늘어나며 회복 조짐을 보였다.

지난달 완성차 5개사는 국내에서 8만6천928대를 팔아 작년보다 실적이 23.2% 줄었지만 실물경제 위기가 본격화됐던 작년 11월에 비하면 판매량이 17.1% 증가했다.

지난달 해외판매량은 2007년 12월보다 9.8% 떨어진 31만9천123대였으며 전체 판매 대수는 40만6천51대를 기록, 2007년 같은 달과 비교해 13.1% 감소했다.

작년 말에 수출이 감소한 반면 내수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정부가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내리면서 차값 부담이 줄어든 점과 각 업체별로 공격적인 판촉을 벌인 점 등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