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말의‘-s’는‘-스’로 통일해 적는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 경제를 침체 속에 몰아넣고 있다.

각국 정부는 구제금융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쓰고 있지만 얼어붙은 경제 상황은 쉽사리 회복될 것 같지 않다.

이처럼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 등을 통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케인즈의 부활'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의 관심은 '케인즈'에 있다.

'케인즈주의' '케인즈학파' '케인지언' 등 여러 파생어를 만드는 이 이름은 '케인즈'일까 '케인스'일까.

남의 나라 사람 이름을 '케인스'로 하든 '케인즈'로 하든 뭐 대수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대공황기의 정부 재정정책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고 <화폐론>의 저자로도 유명한 영국의 경제학자는 케인스이든 케인즈이든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홍길동을 홍길둥이라 하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외래어 표기법은 Keynes를 '케인스'로 적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당연히 케인스주의,케인스학파,케인시언으로 적는다.

'영어'의 표기에서 어말의 '-s'는 '스'로 적기로 했기 때문이다.

'-s'로 끝나는 단어나 복수를 나타내는 '-s'는 앞 음절의 철자에 따라 발음이 '스'나 '즈' 정도로 달라지지만 이를 단순하게 '스'로 통일해 적기로 했다.

이는 외래어 표기의 편리성을 중시한 것이다.

이런 규정은 정확히 말하면 외래어 표기법이 아니라 '외래어 표기용례의 표기 원칙'이란 좀 복잡한 이름의 세칙에서 다뤄져 있다.

'외래어 표기용례의 표기 원칙'은 정식으로 고시된 것은 아니다.

1986년 외래어 표기법이 제정되고 난 뒤 그에 따라 <외래어 표기 용례집>(지명ㆍ인명)이 발간됐는데,이때 '일러두기'에 세칙의 형태로 덧붙여진 규칙이다.

그러니 이 역시 우리가 지키고 따라야 할 기준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기준에 따라 우리는 미국의 유력지 New York Times를 뉴욕 타임즈가 아니라 뉴욕 타임스로,미국의 세계적 컴퓨터·사무기기 업체인 Sun Microsystems를 선마이크로시스템스로,영국의 유명한 Thames 강을 템스 강이라 통일해 적는 것이다.

이는 하나의 단어가 여러 개 표기로 나타날 때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