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 부진과 미국 정부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수정안에 대한 실망감이 미국 증시를 급락으로 이끌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30분 현재 전날보다 30.50원(2.24%)이 급등한 139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 증시가 5% 가까이 급락한 영향으로 개장과 동시에 전날보다 40.50원이 폭등한 140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바로 1405.00원가지 치고 올라갔다.
5분여동안 솓아지던 매수세가 줄어들자 환율은 상승폭을 다소 줄여 139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른 것은 지난달 29일 1440원이후 보름여만이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오전 11시30분 현재 전날보다 54.11p 급락한 1069.75를 기록, 11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13.60p가 하락한 309.64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173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환율시장 역송금 수요를 압박하고 있다.

앞서 밤사이 열린 미국 증시는 5% 가까운 급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실적 전망 하향조정과 메이시 백화점의 실적 부진, 미국 정부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수정안에 대한 실망감이 증시를 끌어내렸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일 대비 411.30포인트(4.73%) 떨어진 8282.66을 기록했다. S&P 500지수도 852.30으로 5.19% 빠졌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500선이 무너진 1499.21로 5.17%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서킷시티의 파산보호 신청에 이어 베스트바이도 2009 회계년도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3.25~3.40달러에서 2.30~2.90달러로 하향조정하면서 실물경기 침체의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보도했다.이날 베스트바이는 8.0% 폭락했다.

이에 따라 간밤 뉴욕 역외선물환 시장에서 원다러 환율이 사흘째 상승하며 1380원대로 급등했다. 뉴욕 역외선물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개월물 기준으로 직전일 최종호가인 1347/1357원 보다 20원 가까이 높은 1370/1372원에 호가를 출발했다. 환율은 이후 1385원까지상승폭을 확대한 뒤 일중 최고점 근방인 1384/1389원에 최종 호가가 제시됐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계속되는 기업실적 둔화와 경기침체 우려 속에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미국 경기침체로 인한 미증시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달러가치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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