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쳐서 '대형화' … 현대 기아자동차ㆍLG, 부품 계열사 통ㆍ폐합
쪼개서 '전문화' … 삼성테크윈, 디지털카메라 별도법인 설립

장기 불황 그림자… 대기업 사업 포트폴리오 다시 짠다

국내 선도기업들의 불황타개 전략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10여년 전과 같은 대규모 자산 매각은 거의 없다.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도 별로 찾아볼 수 없다. 그 때와 달리 상대적으로 현금사정이 괜찮고 과잉설비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주요 계열사들의 사업부 분리-통합이나 생산라인 전환-교차 등 내부지향적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LG는 부품 계열사들의 통합 또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SK는 단위 사업부의 경영효율 제고를 위해 분할-분사를 통한 자회사 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쪼개고 나눠라

삼성그룹은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유사 사업부를 한 곳에 모아 '전문화 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구조를 바꾸고 있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6일 사업분할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카메라 사업을 디지털 TV에 버금가는 삼성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카메라를 전문으로 하는 신설법인(삼성디지털이미징)을 설립,향후 해외업체와의 협력과 제휴 가능성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존속회사인 삼성테크윈에는 △카메라폰 모듈 △반도체 부품 △반도체 시스템 △파워 △방산 등 5개 사업부가 남게 된다. 분할방식은 기존 삼성테크윈 주주에게 신설회사의 주식을 배정하는 인적분할 방식이며,분할비율은 삼성테크윈 69%,삼성디지털이미징㈜ 31%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분할기일인 내년 2월1일을 기준으로 삼성테크윈 주식 100주를 가진 주주는 회사 분할 이후 삼성테크윈 69주와 삼성디지털이미징 31주를 각각 교부받게 된다. 신설법인의 사장에는 테크윈의 박상진 부사장이 내정된 상태다.

한편 최근 내비게이션 사업을 계열사에 넘긴 SK에너지는 중국에 아스팔트 부문 자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SKC도 최근 폴리이미드(PI) 사업부를 분리해 ㈜코오롱과 합작사를 설립한 상태다.

◆뭉치고 합쳐라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은 연내 합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합병비율은 LG이노텍 1주당 마이크론 0.7252187주로 정해졌다. LG 관계자는 "양사 통합을 기반으로 구매력과 설비투자 능력을 확대하고 부품사업 규모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종합 부품사인 현대모비스가 현대오토넷을 합병키로 한 것도 그룹 부품사업의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모비스는 그룹내 자동차용 전장부품 생산을 맡아온 현대오토넷을 흡수함으로써 향후 세계적인 섀시 전자시스템 및 전장업체로 발돋움한다는 비전을 마련해놓고 있다. 삼성SDI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부를 지난 9월 초 신설법인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넘긴 데 이어 삼성전자가 LCD 총괄 산하에 두고 있던 OLED 연구조직을 재편,신설사에 흡수시키기로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넘기고 맡겨라

LG전자는 생산비용 절감 등을 위해 LCD 모니터와 TV를 대만이나 중국 등 해외 기업에 위탁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 8월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최근 대만 LCD TV 위탁생산업체인 암트란테크놀러지와 손잡고 중국에서 LCD 모듈과 LCD TV를 생산하는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하반기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공장 준공을 앞둔 가운데 기존 앨라배마 공장의 싼타페 생산라인을 조지아공장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대신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엔 소형차를 투입해 두 공장 가동률을 모두 높인다는 복안이다. 또 생산라인 확장으로 현대차 러시아 공장 생산능력이 60만대로 늘어남에 따라 현지공장이 없는 기아차 차량을 이곳에서 위탁생산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훈/김현예 기자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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