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비영리법인 인체조직은행에 기증된 시신이 대형 제약사의 이윤창출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보건복지가족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최영희(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유일한 비영리법인 인체조직은행인 대한인체조직은행에 기증된 시신 14구가 모두 대웅제약 자회사인 인체조직 처리 업체 시지바이오에 넘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인체조직은행은 이식용 피부나 뼛가루, 인대 등을 만들기 위해 시신을 기증 받아 공급하는 기관을 말한다.

식약청 자료에 따르면 대한인체조직은행은 식약청에 등록된 유일한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이런 타이틀을 내세워 지난해 조직용 시신 기증 25명 가운데 40%인 10명을 기증받았으며 올들어 15명의 사후기증자 가운데 60%인 9명을 기증받았다.

이들 기증받은 시신 19구 가운데 부적합 4구를 제외한 15구 전체가 인체조직 처리업체 시지바이오로 공급됐다.

최 의원은 대한인체조직은행에 기증된 시신을 시지바이오가 독점한 것은 이 회사가 재단법인 설립비용 7억원을 기증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대한인체조직은행이 처음 비영리법인으로 식약청에 신청한 지난 2006년 10월 조직은행의 주소가 대웅제약 주소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비영리법인에 무상으로 기증된 시신이 결국 대형 제약사의 수익원으로 활용됐다고 최 의원은 비판했다.

특히 대한인체조직은행은 비영리법인이라는 이유로 올해 복지부로부터 '인체조직 기증 활성화' 사업비 명목으로 예산 5억원을 지원받았다.

최 의원은 "복지부 예산 5억원도 대형 제약사에 지원한 것이나 마찬가지"라"순수한 비영리법인으로 믿고 시신을 기증한 숭고한 뜻에 반해 기증된 시신이 대형 제약사의 돈벌이로 활용되는 꼴"이라며 고 질타했다.

최 의원은 "비영리법인인 대한인체조직은행과 대웅제약과의 유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검찰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