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협.거래소.예탁원 출자…내달 중순부터 주식형펀드 등 투자

증권업협회는 공황 상태에 빠진 증시 안정을 위해 증권 유관기관들의 출자를 받아 4000억원 이상 규모의 '증시안정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이 펀드에는 증권선물거래소 증권예탁결제원 등이 참여한다.

증권업협회는 10일 36개 증권회사 사장이 참석하는 회의를 긴급 소집,이같이 결정했다.

증권사 사장단은 또 증권사 내부 로스컷(손절매) 규정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등 자체 보유 주식의 매도를 최대한 자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해외 금융상품의 판매가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이를 자제하기로 했다.

황건호 증협 회장은 "최근 주가 급락은 안정적인 증시자금 흐름과 국내 기업의 양호한 실적,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에 비춰 과도하다"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이 같은 증시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증권 유관기관들이 참여하는 공동펀드는 코스피지수가 500선까지 급락했던 2003년 2월에 4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적이 있다. 당시 거래소가 2217억원,예탁결제원이 1241억원,증협이 632억원을 투자해 작년 8월 해지 때까지 연평균 13%(누적 60.5%)의 수익을 거뒀다.

박병주 증협 상무는 "증협만 봤을 때 공동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000억원 수준으로 2003년 당시(632억원)보다 많다"며 "다른 기관 및 정책당국과의 협조를 통해 4000억원 이상의 펀드를 이른 시일 내에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펀드는 유관기관들이 펀드운용위원회를 구성한 후 다수의 자산운용사들에 펀드 자금을 위탁하는 형태로 운용된다. 전체 자산의 70~75%가량을 상장지수펀드(ETF)나 주식형펀드 등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공채를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 펀드자금 투입은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한 달 후인 내달 중순께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증권사 사장단은 증권 유관기관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기관투자가 등이 참여하는 '증권시장 비상협의체'를 설치해 일일 시장 상황 점검과 함께 투자심리 안정대책 등을 함께 모색키로 했다.

이와 함께 △통화정책의 탄력적인 운용 △적립식펀드 세제 혜택 조기 지원 △증권거래세 한시적 면제 △자사주 매입 금액의 법인소득 공제 등을 정책당국에 건의하기로 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