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화 < 미국 유타대 교수ㆍ항공평론가 >



지난 7월8일부터 20일까지 런던에서 열린 에어쇼는 파리에어쇼와 더불어 세계적인 항공행사다. 규모로 보면 미국의 '오슈카시'에어쇼나 리노의 '에어 레이스'에 비해 작지만 매년 항공 강대국인 러시아와 미국의 전투기들이 부담없이 참여 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한국이 치른 제1차 '서울 에어쇼'도 이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국가들이 참여했고,규모 면에서도 상당했다. 또 국제 올림픽 경기와 비슷하게 한편에서는 쇼가 진행되는 가운데 상당한 규모의 항공기 판매 상담과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경제적 가치도 높다.

미국의 보잉사나 노스롭-구르먼사를 위시해 러시아의 국영 항공기 제작사,유럽연합의 에어버스 제작사들이 많이 참여했고,판매 열의도 대단했지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보잉사의 한 판매담당 부사장의 귀띔이 있었다. 아마도 세계적인 경제 불황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이번 쇼의 주인공은 유럽의 에어버스 '380'기 였다. 보잉 747-400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거대 구조물이 활주로를 얼마 달리지 않고 바로 이륙,곧 우측선회에 이어 좌측선회로 곡예 비행에 가까운 비행 거동을 묘사했다. 또 작은 전투기처럼 고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갑자기 속도를 줄이는 코브라 비행도 연출하는 것이 마치 커다란 코끼리가 서커스를 하는 것 같았다.

그 곳에 모인 수많은 항공 애호가들은 러시아의 수호이 37기와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 F-22 렙터의 등장을 기대했지만 모두 실망하고 돌아갔다. 러시아 공군은 지난해 파리에어쇼에 있었던 수호이 전투기 사고를 이유
[기고] 런던 에어쇼를 보고

로 불참했고,미국 공군의 F-22 렙터기 역시 민간인쇼에는 불참했으며,첫 이틀 동안의 상업용 쇼에서만 몇 분간의 곡예 비행을 보여 주고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지상에서 얼핏 보기에는 우리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F-15와 그 크기나 모양이 거의 같지만 성능을 알길이 전혀 없었다. 다행히 슬로바키아의 공군에서 미그 29기를 지상전시하는 대표자로 카드만 소령이 나와 있었으나 기술적인 질문에는 일체 답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세계항공기 기록 전시에 나온 1000여개가 넘는 기종 중 우리 나라가 제출한 기종은 아직 한 대도 없다. T-50을 빨리 개량해 웬만한 공중전은 컴퓨터로 조종하도록 우리 IT(정보기술)를 접목시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싶은 욕심이 난다. 그날이 오면 우리 항공수출 물량이 해외 건설을 따라갈 수 도 있고,우리 청년들이 뜨거운 사막에서 고생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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