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웨스트 '18년 흑자' 비결은…
미국 최대 할인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이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6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해 그 비결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공유의 80% 안팎을 장기 선물거래 등을 통한 헤징(위험분산)해 유가 부담을 던 전략,비용 증가를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으며 쌓은 신뢰,차별화된 마케팅 등을 비결로 꼽고 있다.
사우스웨스트는 지난 2분기 3억21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는 작년 동기(2억7800만달러)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월가의 전망치를 상당히 웃도는 수준이다. 이로써 사우스웨스트는 1991년 1분기 이후 69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사우스웨스트의 이 같은 흑자 행진은 과당경쟁과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 항공업계에서 아주 이례적인 것이다. 특히 올 들어 급등한 유가로 인해 미 6대 항공사가 2분기에 총 60억달러의 적자를 낸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사우스웨스트의 성공 비결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항공유를 적절한 가격에 미리 헤징해놓은 전략이다. 사우스웨스트는 지금까지 매년 80% 안팎의 항공유를 미리 헤징해왔다. 최근 유가가 오르면서 이 전략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작년의 경우 헤징 가격은 배럴당 50달러로 원유 연평균 가격(72.34달러)의 69%에 불과했다. 올해도 국제유가가 130달러를 넘나들고 있지만 헤징 가격은 51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다른 항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값에 항공유를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둘째는 고객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신뢰다. 올 들어 유가가 치솟으면서 비용이 늘어나자 다른 항공사들은 적자 노선을 폐쇄하거나 항공료를 인상했다. 일부 항공사는 모든 수화물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각종 수수료를 만들어 고객에게 부담을 전가했다. 사우스웨스트는 달랐다. 노선을 폐쇄하거나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항공사들이 철수한 노선을 과감하게 인수했다. 수수료도 부과하지 않았다. 지금도 1인당 수화물 2개를 공짜로 부칠 수 있다. 그러다보니 고객들의 신뢰가 쌓였고 고객들은 사우스웨스트로 몰려들고 있다.

셋째는 차별화된 마케팅이 꼽힌다. 할인 항공사들은 미리 좌석을 지정하지 않고 선착순으로 탑승하게 한다. 사우스웨스트는 이와 달리 기여도에 따라 고객을 차별화했다. '비즈니스 셀렉트(business Select)'라는 전략에 따라 비행기를 자주 타는 고객을 우대한다. 크레디트를 부여해 요금을 깎아주고 칵테일 등을 공짜로 제공하며 먼저 탑승하게 해 맘에 맞는 자리를 골라 잡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고 사우스웨스트가 고유가에서 자유로운 건 결코 아니다. 아무리 헤징을 해놓았지만 올 항공유 가격은 35%나 올랐다. 경기 둔화가 길어지면서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이러다보니 일부에서는 잘못하면 '69분기 연속 흑자'라는 신화가 깨질지 모른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의 게리 켈리 최고경영자(CEO)는 "수화물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말해 흑자 신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