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사는 50대의 한 평범한 인터넷 이용자가 연간 400억달러(약 42조원) 규모인 온라인 광고시장에 통한의 일격을 가했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에 따르면 'Rick752'라는 인터넷 사용자명만을 공개한 화제의 주인공은 스스로를 '블루칼라'라고 칭하는 보통 미국인 남성이지만 그가 작성한 인터넷 홈페이지 광고용 웹주소 목록 '이지리스트'는 이미 유명해졌다.

이 남성이 매일 조금씩 작성한 목록을 무료 광고차단 프로그램 '애드블록 플러스'와 결합하면 광고를 보여주기 위해 별도로 보이는 작은 '팝업' 웹브라우저 창은 물론 웹페이지 안에 포함된 배너 광고나 영상 광고까지도 거의 모두 막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명 공개를 거부한 이 남성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내 컴퓨터가 점점 광고나 악성코드 같은 것들에 옮아버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이용에 장애를 줄 정도로 인터넷에 광고가 범람한다고 생각했던 수많은 네티즌은 그에게 열렬한 찬사를 보냈다.

'애드블록 플러스' 제작자인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발라디미르 팔란트씨는 지금까지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이 2천만번 정도 다운로드됐고 그중 400만개가 실제로 쓰이는데 그중 거의 대부분이 '이지리스트'와 함께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광고가 없어져 버리면 인터넷으로 손쉽게 볼 수 있는 수많은 콘텐츠들이 결국은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다.

TV 프로그램에서 광고가 없어지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수 없는데 인터넷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는게 이런 주장을 펴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논거다.

홈페이지 운영자들은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광고를 막지 말아 주세요'라고 부탁하는 것부터 원래 보여줘야 하는 내용들을 마치 광고처럼 인식되게끔 꾸미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차단 프로그램의 손길을 피해가고 있다.

하지만 '이지리스트'를 작성한 남성이나 '애드블록 플러스' 제작자 팔란트씨 모두 지금까지 기업들이 인터넷 광고를 통해 너무나 사용자를 괴롭혀 왔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일종의 견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나치게 많은 광고를 배치하면 인터넷 이용자들은 광고를 막게 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기염을 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