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지난달 7일 서울대 취업설명회에서 이색 이벤트를 열었다.

굴착기, 휠로더 등 두산이 만든 중장비를 캠퍼스에 전시한 것이다.

식음료에서 중공업으로 거듭난 두산의 이미지를 알리면서 우수 인재도 뽑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올해 창립 112주년인 두산그룹은 서울 배오개에서 식료품, 의류, 잡화 등을 판매하는 '박승직 상점'으로 출발했다.

이후 100년가량 두산은 국내 소비재 산업의 대표주자였다.

1990년대 들어 사정은 달라졌다.

맥주, 의류, 식음료에서 중공업, 기계 등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두산의 이미지 변신은 1996년 OB맥주와 코카콜라 매각에서 시작됐다.

돈되는 사업 위주로 매각해 신사업에 진출하는 체질개선 작업은 당시 높은 관심을 끌었다.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서 최첨단 테크놀로지 분야로 사업을 재편했다.

미쓰이밥콕(현 두산밥콕,2006년)과 밥캣(2007년) 등 세계적 건설 기계.중장비 기업을 기업 인수합병(M&A)하면서 글로벌 체제도 갖췄다.

버거킹.KFC 등 외식사업을 별도 법인(SRS)으로 독립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도 벌였다.

그 결과 소비재 비중은 10%로 줄고 테크놀로지 산업 비중이 90%까지 높아졌다.

이미지 전략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OB맥주 등 제품 홍보에서 인프라, 중장비, 기계 등 중후장대한 사업 특성을 강조하는 이미지로 옮겨탔다.

두산중공업은 2005년부터 '지구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이란 슬로건으로 만든 이미지 광고로 올해 세계적 홍보.제작물 콘테스트인 '2008 머큐리 어워드 홍보.영상물 부문'에서 동상을 받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글로벌 시장 내 인프라 투자를 강조한 힙합 소재 광고로 진취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미국의 유명 자동차 경주 업체인 '조 깁스 레이싱사'를 후원,북미지역 공략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엔 핵심 경영 가치를 담아낸 '두산웨이'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듦에 따라 인수 기업과 기존 기업을 하나로 묶는 통합 이미지 작업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



<첨단기업으로 변신하는 두산 이미지>

◆M&A 통한 사업구조 변화

2001년 한국중공업(두산중공업)

2003년 고려산업개발(두산건설)

2005년 대우종합기계(두산인프라코어)

2007년 밥캣

◆소비재 이미지 탈피

1996년 OB맥주·코카콜라 매각

2006년 버거킹·KFC→SRS코리아

법인으로 독립

2006년 종가집김치 매각

◆학원 사업 통한 중장기 이미지 변화

2008년 중앙대 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