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업체들 '사이버놀이터' 잇따라 오픈

"어린 시절 갖고 놀던 바비 인형과 레고 블록을 사이버 놀이터에서 다시 만난다."

최근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미국 마텔과 '레고 블록'으로 잘 알려진 덴마크 레고 등 세계 주요 장난감 회사들이 속속 인터넷 세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레고가 다중접속온라인게임(MMOG)인 '레고 유니버스'를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내년 초 정식 출시 예정인 '레고 유니버스'는 레고의 주요 소비자인 8~12세 어린이를 비롯해 성인 레고 마니아 등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다.

이 게임은 실제 모양과 똑같은 디지털 레고 캐릭터와 블록을 이용해 성을 쌓거나 도시를 짓고,전쟁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게임에서 사용했던 가상 블록들을 실제 제품으로 주문해 구입할 수도 있다.

'레고 유니버스' 개발 담당자인 마크 한슨은 "'레고 유니버스'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레고를 갖고 노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탐구력을 더욱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온라인 레고가 오프라인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마텔의 '바비걸스닷컴(BarbieGirls.com)'은 이미 바비인형 놀이를 즐기는 소녀들에게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바비걸스닷컴 회원은 약 1100만명에 이르고 있어 마텔의 새로운 수입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비걸스닷컴에선 사이버 바비를 이용해 자신만의 바비를 꾸밀 수 있다.

또 싸이월드의 홈피 꾸미기처럼 바비를 위해 집의 벽지나 소파를 직접 골라줄 수 있고 애완견을 함께 키울 수도 있다.

가상머니인 'B벅스'로 옷과 가방,구두 등 액세서리도 구입할 수 있다.

바비걸스닷컴은 5월 중 유료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마텔의 척 스코손 팀장은 "바비걸스닷컴은 인형을 갖고 놀기엔 너무 커 버린 8~15세 소녀들에게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인형놀이에 대한 소녀들의 욕구를 가상 세계에서 만족시켜 주고 있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동보호단체들은 이런 가상 놀이가 자칫 아동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의 사라 그라임스 커뮤니케이션학 교수는 "장난감 회사들의 사이버 놀이터 마케팅이 아동들의 정신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나 논의가 아직 거의 없다"며 "어린이들이 가상 놀이를 통해 무차별적인 상업화 물결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