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드를 넣어 어깨를 강조한 트렌치 코트,'땡땡이'라 불리는 도트무늬.꽃무늬 원피스,부티(발목까지 오는 부츠),중절모 등 과거의 스타일을 좇는 '복고 패션'이 거리를 물들이고 있다.

의류에서부터 액세서리,인테리어 소품,먹을거리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복고열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것.지난 19일 시작된 2008 봄.여름 서울컬렉션에서도 1960~80년대를 회상케하는 복고 스타일이 대거 등장했다.

이 같은 '복고 열풍'이 최소한 내년 봄.여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절정기에 이른 복고 패션

신원의 여성복 브랜드 베스띠벨리는 어깨가 강조되고 허리가 들어간 복고 스타일의 재킷을 지난 시즌 20가지 모델에서 올 시즌 35가지 모델로 확대해 내놨다.

이들은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40%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비키와 씨 브랜드도 이런 복고풍 스타일 의류의 모델 수를 30%이상 늘린 결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강제화의 발렌시아가는 지난 시즌 20%였던 볼륨감 있는 뭉툭한 코 모양의 복고풍 구두 비중을 이번 시즌 36%까지 늘리고,복고 패션에 잘 어울리는 부티를 지난해보다 5배 늘려 올해 10개 품목을 출시했다.

금강제화 매장 직원은 "복고 패션에 영향을 받아 볼륨감 있는 두툼한 코나 굽,남성 정장화처럼 끈을 묶는 스타일이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중절모,'멜빵'으로 불리는 서스펜더,폭 넓은 헤어밴드 등 80년대 복고 스타일의 대표적인 품목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G마켓은 호피무늬 머플러의 판매량이 10월 들어 보름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0% 급증했다고 밝혔다.

삼성패션연구소의 조윤희 연구원은 "패션에서 복고는 늘 존재하지만 지금 불고 있는 복고 열풍은 최절정기에 이른 상태"라며 "특히 60년대와 80년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이 주류"라고 설명했다.

1960년대엔 미니스커트 열풍이 불면서 여성성이 강조됐고,80년대는 여성의 활발한 사회적 진출로 남성정장 스타일이 인기였다.

최근 여성스러워진 남성 패션과 매니시한 스타일이나 여성성이 강조된 여성패션은 이 같은 두 시대의 특징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

◆먹을거리부터 인테리어 소품까지

패션뿐만 아니라 먹을거리,인테리어 소품까지도 '옛날식 코드' 일색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강냉이,찹쌀떡,양갱,보리건빵 등 옛날 간식과 1960년대 스타일의 스탠드,전화기,시계,빈티지 라디오 등 인테리어 소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레이스 달린 고풍스러운 스탠드,원추 벽시계 등은 쇼핑몰에서 10월1∼15일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판매가 증가한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G마켓에선 사카린 성분을 없애고 자일리톨을 넣은 '웰빙 강냉이'의 지난 1주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45% 늘었고,CJ몰에서도 이달 들어 보름 동안 미니 양갱♥가마솥 누룽지 등 옛날 간식이 전년 대비 20% 이상 매출이 올랐다.

G마켓 식품사업그룹의 백민석 그룹장은 "건강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젊은층에게까지 뻥튀기,강냉이,양갱 등의 옛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간식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