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1주일새 두배 뛰어… 추석물가 '비상'

백화점, 당도 떨어져 프리미엄 과일 판매 중단

올 들어 잇단 호우와 태풍의 여파로 과일·야채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추석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백화점에선 추석 선물세트로 선보인 과일 상품의 당도(糖度)가 예년보다 크게 떨어지자 판매를 중단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18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감귤(5㎏,상품)의 경매가격은 2만원으로 1주일 전에 비해 두 배 뛰어올랐다.

아오리 사과(15㎏,상품) 경매값은 2만9000원,단감(10㎏,상품)은 2만9000원으로 1주일 전에 비해 각각 2000원,5000원가량 올랐다.

배추(15㎏,상품)와 애호박(20개,상품)도 장마 이후 잇따른 호우의 영향으로 각각 1만1000원,2만4000원으로 1주일 전보다 각각 2400원,2000원 상승했다.

이정민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조사분석팀 과장은 "올여름 강한 자외선 탓에 사과는 껍질이 타들어가는 등 열매가 맺히는 착과율이 현저히 떨어졌고,감귤은 지난주 주산지인 제주도에 불어닥친 태풍 나리의 영향으로 수확량 감소와 함께 당도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사과와 감귤 당도는 지난해 이맘 때쯤에 비해 1도가량 떨어져 각각 13도,12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통시장에서 과일,야채류의 판매 가격도 치솟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4900원(4개들이)하는 아오리 사과는 1주일 전에 비해 1000원가량 올랐으며,배추 한 포기(2㎏)는 3000원으로 지난주에 비해 500원가량 오른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일부 백화점에선 과일 당도와 선도(鮮度)가 예년보다 크게 떨어짐에 따라 추석 과일 선물세트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5스타란 이름으로 올 추석을 겨냥해 내놓은 프리미엄 선물세트 가운데 '명품 신고배 세트(9개들이,11만원)'와 '명품 사과·배 혼합세트(사과 8개·배 6개,15만원)' '명품 왕망고 세트(4개들이,15만원)'는 당도가 프리미엄 기준치에 미달해 판매목록에서 제외됐다.

과일 선물세트 매장 관계자는 "5스타 과일 당도는 배의 경우 13도,사과는 15도를 유지해야 하나 각각 12도,13도로 당도가 현저히 떨어져 17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며 "대신 5스타보다 당도가 1~2도가량 낮은 바로 아래 등급의 '그린스타' 과일 선물세트를 구매하도록 손님들에게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과일분석팀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고도 비가 자주 온 데다 태풍 피해까지 겹쳐 당분간 농산물 가격은 계속 뛸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