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데이비드 은ㆍ인텔 에릭 김 등 IT흐름 주도하며 한국 문화ㆍ신기술 전파

세계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국계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세계적인 IT기업의 본사가 즐비한 실리콘밸리에서 높은 위치에 올라 IT 흐름을 주도하는 한편 한국의 문화나 신기술을 전파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 본사에서 콘텐츠파트너십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은(David Eun) 부사장이 대표적인 인물. 그는 구글 본사의 임원진 소개 페이지에 얼굴이 공개된 톱매니지먼트(경영진) 40명 중 유일한 한국계이자 3명뿐인 동양계 중 하나다. 2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간 그는 하버드대 행정학과와 로스쿨을 졸업하고 타임 워너에서 미디어 및 통신 그룹 최고담당자를 지냈으며 2년 전 구글에 합류했다. 구글의 글로벌 콘텐츠 제휴는 모두 그의 손에서 결정된다.

데니스 황 구글 인터내셔널 웹마스터 역시 한국계다. 미국 한국 브라질 등 전 세계 150여개국 구글 웹페이지를 운영하는 한편 검색기술 개발을 제외한 구글 사이트 전체를 관리한다. 매월 네티즌 5억2000만명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웹 1인자이자 구글 로고 디자인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인텔의 디지털 홈 그룹의 총괄 책임자인 에릭 김(Eric Kim) 수석 부사장도 한국계다. 그는 UCLA에서 엔지니어링시스템 석사 학위를 받고,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를 받았다. 미국 타임지 선정 '2002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던 그는 1999년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다가 2004년 11월 인텔에 입사했다.

민성원 야후 부사장은 야후의 글로벌 인터넷 엔지니어 그룹을 선두에서 지휘하고 있다. UCLA대학에서 컴퓨터 공학 및 수학을 전공하고 USC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벤처전문 투자업체인 엔셰이퍼(현 네오플럭스 캐피탈)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01년 야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합류했다.

최근 급부상한 인터넷 가상 세계 '세컨드라이프'의 운영사인 미국 린든랩 본사의 윤진수 부사장 역시 한국계다. 그는 프린스턴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뉴욕대학에서 로스쿨을 졸업했다. 1999년 실리콘밸리에 들어와 KTB벤처에서 기업 인수합병(M&A)업무를 익혔다. 린든랩에는 2004년 합류했다.

이들은 한국계로서 한국적인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데니스 황은 한국의 주요한 기념일에 맞춰 한국 전통 문양을 로고에 삽입해 전 세계에 알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광복절에 맞춰 태극기를 구글 로고에 집어 넣었으며,지난해 추석에는 강강수월래를 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구글 로고에 형상화했다.

야후의 민성원 부사장은 한국의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묻고 답하기형 검색 서비스인 '지식iN'을 본사에 보고,미국형 지식 서비스인 '야후! 앤서즈'(answers.yahoo.com)를 개발했다.

윤진수 부사장은 "실리콘밸리에는 인터넷 인프라가 잘 돼 있는 한국 출신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엔지니어와 매니저가 많다"고 전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