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군 장흥읍에서 매주 토요일 열리는 '정남진 토요시장'.지난 토요일(18일) 장터에는 외지인 1200여명까지 찾아와 시장 곳곳이 북적거렸다.

이곳에서 한우직매장을 운영하는 장흥군한우협회 고재현 유통사업단장은 "1~2년 전만 해도 하루에 한우 1∼2마리 분량을 팔기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장날에 10마리 이상 팔린다"며 "물량이 바닥나 오후 일찍 문을 닫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 장터에서는 한우가격이 600g당 양지 1만∼1만2000원,안심 등심 1만5000∼1만9000원으로 저렴해 장터 식당들에서 가족과 함께 쇠고기 파티를 즐기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정남진 토요시장은 2년 전만 해도 명맥이 불투명했던 시골의 평범한 5일장이었다.

그랬던 것이 시설 현대화와 함께 외부 관광객을 겨냥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전국적인 주말 관광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정남진 토요시장처럼 잊혀져 가던 시골 5일장이 전국 곳곳에서 부활하고 있다.

고향의 정취를 찾고자 하는 중·장년층에는 옛추억에 젖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신선한 농산물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노력과 편리해진 교통망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5일장 르네상스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레일(옛 철도공사)이 여행사와 공동으로 5일장 특별열차 상품까지 선보이면서 시골 5일장 방문은 한결 쉬워졌다.

코레일과 공동으로 5일장 관광상품을 운영하고 있는 홍익여행사 오영진 팀장은 "봄철 철쭉관광과 연계한 남원 5일장 상품이나 여름철 유람선 관광과 결합한 충주 5일장 상품의 경우는 좌석이 꽉 찰 정도로 관광객이 몰렸다"고 전했다.

이처럼 역사 속 사진으로 사라질 뻔한 5일장이 되살아난 데는 5일장을 회생시키기 위한 지자체의 지원과 재래 시장의 변신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무질서하던 5일장 관련 시설들은 깔끔하게 개조돼 '웰빙' 바람을 타고 있는 도시인들을 부담 없이 끌어들이고 있다.

주차장 시설을 개선해 도시민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도 성공 포인트다.

주변 관광 명소와 연계한 체험관광 트렌드도 5일장 부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5일장 여행 상품을 여러 차례 이용했다는 직장인 이재호씨는 "주말을 이용해서 5일장을 다녀 보면 예전 생각도 많이 나고 지역 명소와 맛집을 두루 경험할 수 있어 좋다"며 "지역 특산물을 큰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동욱/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