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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 전략'으로 10년 표류사업 속개

지난해 12월,순천시 매곡동 주공1단지 재건축사업 철거공사가 10년 만에 개시됐다.

시행대행사와 시공사의 사업포기,조합집행부와 비상대책위원회의 대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장기간 표류하던 사업이 다시 닻을 올린 것이다.

존폐위기에 몰렸던 재건축사업이 활성화된 건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석이었던 정비사업자로 선정된 회사는 섬진산업개발㈜(대표 박석기 www.sumjinworld.com).법인 설립 5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생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과제였다.

하지만 박석기 대표는 동반자적 협력방안을 제시하며 조합원들의 불신과 장애요소를 허무는 데 사활을 걸었다.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만난 사람들이 서로를 믿지 않으면 잘 되던 일도 망가지는 법이니까요."

박 대표의 또 다른 사업전략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투명한 업무수행,비용절감을 위한 계획 적정성 검토,지속적 관리,조합원 권익 보호,그리고 조합이익의 극대화까지 당연하지만 지켜지기 어려운 것들부터 충실히 이행하려 노력했습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사업 진행에 가속도가 붙었고,단기간에 이주와 철거작업이 마무리됐다.

현재 기존 5층 아파트의 철거가 완료됐고,부지에 들어설 16~23층 915세대 아파트의 착공과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은 재건축이 완료되면 3500여명의 인구가 새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 재개의 '일등공신'이 된 섬진산업개발은 내친 김에 조합과 함께 매곡동 사업장 인근 군부대에 순천시의 핵심사업인 복합문화공간을 유치해 재건축 현장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성과까지 거뒀다.

복합문화공간은 영어마을과 어린이도서관,여성회관 등으로 구성돼 순천 원도심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 대표의 사업추진력이 빛을 발한 사례는 또 있다.

전남 여수시 국동 주공 1단지 재건축사업의 경우 아파트 공정률이 70%인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시공사인 ㈜세창이 부도를 맞는 위기를 겪었다.

이 때 박 대표가 내린 처방은 조합원의 이주비 이자를 시공사 대신 부담한다는 것이었다.

"정비사업 업체로는 선례가 없는 결단이었지만,조합원의 피해를 줄이고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리려면 어쩔 수 없었어요.

덕분에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어 현재 공사를 재개할 수 있는 시공회사를 선정하려고 합니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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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기 대표는

박 대표는 양산건설㈜ 대표이사와 ㈔한국도시정비전문관리협회 중앙회 이사 등을 맡으며 도시정비사업 분야 노하우를 쌓았다.

섬진산업개발㈜을 설립한 것은 2003년.호남권 도시정비시장의 틈새를 공략해 시행과 정비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설립한 충청지사를 거점으로 '전국구'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전문성 확보를 위해 직원교육에 최우선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매월 4시간씩 의무교육을 하고,전문교육기관의 정비사업 전문가과정을 수강하면 교육비 전액을 지원하지요.

인재경영이 경쟁력이니까요."

섬진산업개발㈜은 현재 대전시 중구 선화동 2구역 등 주택재개발사업 2건과 전주시 보문지구 종광대2구역,순천 매곡동 재건축사업과 순천 아르누보팰리스 주상복합 등 재건축사업 7건을 맡아 진행 중이다.

"도시가 생겨나는 곳 어디서나 미래를 세울 준비가 돼 있습니다.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으로 도시정비 산업의 선진화를 앞당기겠다는 것이 우리 회사의 목표입니다."

짧은 기간에 업계의'다크호스'로 떠오르며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박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