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신입사원을 지키는 것이 창조경영의 첫 출발입니다."

세계적인 디자인컨설팅 회사인 디자인컨티늄의 댄 부크너 부사장이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제4회 '카이스트 CEO 포럼'의 기조연설을 통해 제시한 '창조경영론'이다.

디자인컨티늄은 BMW 필립스 P&G HP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에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세계적인 디자인컨설팅 회사다.

이 회사의 부크너 부사장은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IDSA)어워드' 금상 등 지금까지 11개의 디자인 관련 상을 받았고,미국과 캐나다 등에 25개의 산업디자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디자인 전문가다.

부크너 부사장은 "새로운 아이디어는 처음엔 힘이 약해서 기존 시스템에 견디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최고경영자(CEO)가 '방패막이'가 되어 새 아이디어가 사라지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며 창조경영에 있어 CEO의 역할을 강조했다.

창조경영은 최근 삼성그룹이 경영 화두로 채택해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신 경영 트렌드다.

그는 "창의적인 새 아이디어를 내는 신입사원에 대해서는 항상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을 누가 냈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며 "CEO는 새 아이디어에 딴죽을 거는 사람들과 (창조적 신입사원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크너 부사장이 제시하는 창의성의 핵심은 다양성이다.

그는 자신이 디자인해 큰 성공을 거둔 '모엔 샤워기' 개발을 예로 들며 "'사람들이 어떻게 샤워를 즐겁게 할 것인가'를 두고 열분석,기계공학,생체역학,사진작가 분석,피부밑 센서 장착 등 다양한 관점을 모두 접목해 혁명적 디자인의 샤워기를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창의적 인재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영역들을 넘나든 경력의 소유자들이 대부분"이라며 "공대를 나와 작곡을 하고 요리사를 하다가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무척 창조적"이라는 인재관을 제시했다.

따라서 창의적 인재를 채용하려면 정해진 틀이 아닌 넓은 관점에서 '사람'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에서 그가 재직하고 있는 디자인컨티늄에는 각 부서 간 칸막이가 없다.

넓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부서 사람들끼리 섞여 근무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창의성은 서로 다른 점이 많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서 나온다"며 "부분 부분으로 나뉜 조직은 창의성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주=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