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100엔당 770원 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동결,당분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단기적으로는 750원 선까지도 밀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771원63전까지 밀렸다.

1997년 10월27일(771원40전) 이후 9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날보다 3원48전이 빠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전날보다 50전 떨어진 936원30전으로 마감됐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오후 3시 현재 도쿄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49엔 오른 121.33엔에 거래됐다.

원·달러 환율은 떨어진 반면 엔·달러 환율이 올라 원·달러 환율을 엔·달러 환율로 나눠 계산하는 원·엔 재정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당초 일본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으나 기대가 어긋났기 때문에 엔화 약세 현상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금리 동결이 새로운 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를 유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JP모건증권의 카노 마사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금리 동결로 엔 캐리 트레이드를 통한 환율의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우 농협선물 금융공학실장은 "달러화가 당장 약세로 돌아설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은행의 입장이 현재와 같다면 원·엔 환율은 100엔당 750원대까지 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원·엔 환율이 떨어지겠지만 일본이 다시 금리 인상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하락폭은 제한적이며 올해 전반적으로는 상승압력이 더 높다는 견해도 많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 내부적으로도 초저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외부적으로는 '나홀로 엔화 약세'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원·엔은 830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