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하얗다.

앞을 봐도 옆을 봐도 그렇다.

발 아래로 흰 구름이 흘러간다.

이사오 사사키의 '스카이워커'(skywalker)라는 음악제목처럼 하늘 속을 라이딩하는 기분. 알프스에서 스노우보드를 탄다는 건 그런 느낌이다.

솜이불 같은 푹신한 파우더 스노우 위를 질주하다보면 중력이 사라진 듯 허공 속을 끝없이 내달리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무한도전을 꿈꾸는 보더들과 스키어들의 질주본능을 충족시키기에 안성맞춤인 곳. 마치 전기기타리스트의 현란한 연주와 같은 스피드를 즐기고 싶다면 프랑스 사보아 알프스의 클럽메드 스키리조트 두 곳의 환상적인 겨울을 만나볼 것을 권한다.



▶발디제르

지난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발디제르 스키 빌리지는 해발 2000m에 위치해 있다.

곤돌라를 타고 슬로프로 올라가면 눈앞에 그림 같은 설원이 펼쳐진다.

산이 아니라 산맥 전체가 슬로프다.

리프트가 봉우리 봉우리마다 연결돼 있다.

끝이 없는 능선들. 하늘 위 설국이 따로 없다.

슬로프 총 길이 300㎞, 리프트와 곤돌라 수는 합쳐서 98개. 하지만 이것은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슬로프 길이와 리프트 수 등을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대기시간 '제로'에다 세 번 정도 리프트를 타면 어느새 오전시간이 다 지나가버릴 정도다.

리프트를 다 타보려면 풀타임으로 탄다 해도 족히 3~4일은 걸릴 듯 싶다.

타고 내려가는 곳 자체가 바로 슬로프가 되지만 가급적 정해진 코스에서 타는 것이 좋다.

잠깐 코스를 벗어나 능선위에서 타도 괜찮지만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눈 위에 한번 넘어져 일어나려면 한참 고생할 것을 각오해야하기 때문이다.

설질은 최고. 파우더 스노우인데다 눈들이 달라붙지 않아 무릎까지 들어가는 곳도 데크가 그대로 뚫고 나간다.

숏턴으로 과감히 치고 나가도 '얼음바닥'이 전혀 없기에 엣지가 팍팍 박히며 안정적인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백사이드180(180도 회전기술)같은 그라운드 트릭을 맘껏 시도해도 좋다.

넘어져도 솜이불처럼 푹신하기에 부상당할 염려가 없다.

상급자들이 주로 즐기는 블랙레벨 코스는 해발 3000m에서 시작한다.

그곳 슬로프의 경사는 거의 직벽에 가깝다.

스노보드 부츠에 바인딩을 차고 출발하기 전 심호흡 하고 밑을 내려다보면 마치 추락할 것 같은 아찔한 맛까지 느껴진다.

나무들 사이를 헤집고 산비탈을 내려오는 맛도 그만이다.

라이딩 도중 만난 프랑스의 한 보더는 "지금은 눈이 많이 안와서 그렇지만 1월쯤 눈이 제법 쌓였을 때 계속을 타고 내려오는 기분이 최고다"라고 귀띔한다.

최고의 슬로프 시설과 함께 빌리지 시설과 서비스도 환상적. 보드와 스키를 타고 난뒤 저녁식사와 함께 따뜻한 레드와인을 마시고 나이트클럽에서 GO(클럽메드의 고객서비스팀)들이 마련하는 이벤트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심신의 피로가 확 풀린다.



▶라플라뉴2100

라플라뉴2100의 매력은 몽블랑을 바라보며 보드와 스키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아침에 눈을 뜨고 창문을 열면 객실에서 몽블랑 위로 떠오르는 해를 마주 볼 수 있는 '특권'도 누릴 수 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스키리조트 중 한 곳인 라플라뉴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 해발 2100m에 위치해 있으며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때 봅슬레이 경기장으로 이용됐던 곳. 천혜의 자연과 다양한 빌리지활동(스노보드 스키 스노모빌 봅슬레이 스파 등)으로 연인과 가족단위 휴양객들이 즐기기엔 최고다.

초보에서 매니아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보드 스키강습 프로그램도 훌륭하다.

스노보드나 스키를 못 타도 괜찮다.

발디제르와 마찬가지로 라플라뉴에서도 전문스키강사들이 일대일로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불어를 몰라도 만국의 공통언어인 '바디랭귀지'만으로도 의사소통에 별 어려움이 없다.

발디제르가 넓고 와일드한 '남성'에 가깝다면 라플라뉴는 아름답고 매끈한 '여성'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스키장 규모가 작고 슬로프가 아기자기하다는 것은 아니다.

슬로프의 총길이는 발디제르와 같으며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거의 야생에 가까운 상태에서 보드와 스키를 맘껏 즐길 수 있다.

다만 라이딩을 하다보면 아름다운 설원의 풍경에 눈이 멀어 자주 멈춰 설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한다.

몽블랑의 경치를 즐기며 라이딩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평생 기억에 남는 추억거리가 되지 않을까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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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패스 하나면 모든 시설 무료‥파리에서 1박하며 쇼핑하는 재미도 ]

클럽메드가 '발디제르'와 '라플라뉴2100'에서 보드와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파리 시내관광이 하루 포함된 8박9일 상품이며 가격은 289~320만원. 파리 샹젤리제거리에서 간단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루이뷔통 지갑 등은 국내보다 30~40%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스키패스 하나로 모든 슬로프를 이용할 수 있으며 무료강습, 스파 등 각종 시설과 레스토랑 식사에서 바의 음료수 등 모든 것이 무료로 제공되는 '프리미엄 올 인클루시브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알프스에서는 2~3월에 눈이 가장 많아 보드와 스키를 타기에 좋다.

12월 초에 개장하지만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본격적인 성수기에 들어간다.

기온은 영하 5~6도 정도 되지만 낮에 햇빛이 비추면 일광욕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한 편이라 보드복이나 스키복은 가볍게 입어도 괜찮을듯. 보드와 스키 장비는 클럽메드에서 1년에 한 번씩 새로 교체하기 때문에 굳이 가져갈 필요는 없지만 스노보드는 아무래도 자신에게 맞는 부츠와 바인딩이 중요하기에 직접 챙겨가는 편이 좋을 듯 싶다.

파리 리옹역에서 TGV를 타고 남동쪽 방향으로 4시간30분. 다시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올라가면 '라플라뉴2100' 빌리지에 도착한다.

'발디제르' 빌리지는 '라플라뉴'에서 버스로 1시간30분 정도 가면 된다.

파리까지 비행시간은 10시간 정도며 한국과의 시차는 8시간.

클럽메드코리아 서울 (02)3452-0123,부산 (051)636-0123,www.clubm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