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의 불장난 어디까지…
북한이 끝내 핵실험을 강행했다.

그 충격은 핵 폭탄의 버섯구름이나 방사능 낙진보다도 수십,수백배 더 크고 넓다.

국제사회가 그토록 만류하며 대화 테이블로 돌아올 것을 호소했지만 그들은 외면했다.

오히려 그 시간에 한강대교 교각 위에 올라가 자살소동을 벌이듯 최후의 일전을 준비해온 듯한 양상이다.

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냉정한 국제정세 속에 주변국들은 북핵의 손익계산서를 뽑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분주하다.

미국은 북핵을 어떻게 틀어막을지 수단을 강구중이고, 일본은 이 사태를 재무장의 빌미로 삼을 움직임이다.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바라는 중국도 미묘한 입장이다.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동북아시아에 '핵 도미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이솝우화처럼 찬바람 대신 햇볕을 비추면 나그네가 외투를 스스로 벗을 것으로 생각했다.

대북 햇볕정책, 포용정책으로 해결할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햇볕 비추기는 무용지물이 됐다.

북한이란 심술궂은 나그네는 자기 외투깃을 부여잡고 더 많은 햇볕을 쬐달라고 떼를 쓴다.

북한 정권은 1990년대 이래 사실상 미사일과 핵 카드로 연명해왔다.

이미 거덜난 경제에다 위조달러 제조, 마약 밀매, 이젠 핵 폭탄까지 '세계의 왕따'를 자초하면서 북한이 얻은 것은 김정일 정권의 수명 연장 외에 또 무엇이 있는가? 이제 굶주리는 북한 인민들과 김정일 정권은 확실히 구분해야 할 때가 됐다.

'한 핏줄''한 민족'이란 감성적 코드로, 유래를 찾기 힘든 폐쇄·세습·독재정권에 대화를 구걸해선 결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쌀과 비료를 주고,시멘트를 보내고,소떼를 몰고 갔어도 지난 10여년 동안 북한 정권이 미사일과 핵을 들이밀며 협상을 요구한 상대는 불행히도 남한이 아니라 미국이었다.

이 와중에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란도 부질없어졌다.

역사는 전쟁도 불사한다는 각오여야만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사례들을 무수히 보여준다.

북 핵실험을 어떻게 볼 것인지 상세히 알아보자.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