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채권단은 20일 실무자협의회를 열고 LG카드 공개매수 문제를 논의했으나 농협 등 일부 채권단이 공개매수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카드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현재 14개 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을 10개 이하로 줄이는 방안 ▲매수자가 소액주주 주식까지 매수하는 공개매수 방안 등 2가지 안을 제시했다.

신한은행을 비롯해 대부분의 채권단은 공개매수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LG카드의 2대 주주이자 인수후보인 농협이 강력한 반대입장을 밝히면서 찬반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측은 회의에서 "공개매수를 할 경우 채권단의 이익을 침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채권단의 입장에서 볼 때 공개매수로 갈 경우 인수자가 소액주주들의 지분까지 사들여야 하기때문에 채권단의 지분을 전량 매수하기가 어렵고 인수자 입장에서는 공개매수시 막대한 인수자금이 들어 향후 경영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농협측 관계자는 "공개매수로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승자의 재앙'이 될 수 있다"면서 "첫 단추를 잘못 끼면 계속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처음부터 매각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협은 채권단을 10개 이내로 줄여 경쟁입찰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채권단이자 인수후보로 자금동원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신한은행측은 공개매수를 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역시 절차상 법률적 문제점이 지적된 이상 현재의 공개입찰방식을 계속 진행하기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채권단은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안건을 부쳐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금융감독위원회에서 공개매수 대상으로 결론이 날 경우 우리은행, 농협, 기업은행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