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올해로 제59회째를 맞이하는 프랑스 깐느영화제가 오는 5월17일부터 28일까지 지중해 해변도시 깐느에서 개최됩니다. 세계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깐느영화제에서 한국영화는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수상하고, 2005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크게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KOTRA 파리무역관 이동원 차장과 연결하여 프랑스 영화산업과 깐느영화제 소식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현재 세계영화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국가로 프랑스를 꼽고 있는데요. 이러한 평가를 받고 있는 프랑스 영화산업의 특징을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무역관】많은 영화전문가들이 영화산업에 있어서 미국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로 제일 먼저 프랑스를 언급합니다. 프랑스 영화산업의 주요 특징으로는 첫째, 매년 유럽국가 총규모의 삼분의 일(1/3)인 240여 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있으며, 특히 그중 60% 이상을 예술영화로 제작하기 때문에 세계 예술영화 및 작가영화의 진정한 수호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둘째, 프랑스 국민들의 총관람객수는 연간 1억7천만 명으로 이중 프랑스영화 관람비율이 37%에 달합니다. 미국영화 관람비율인 46%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미국영화 관람비율이 60-70%를 상회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프랑스 국민들은 예술성이 높은 프랑스 자국영화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가장 믿을만한 후원자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금년도 프랑스 깐느영화제가 오는 17일부터 개최되는데요, 금번 영화제에 대한 현지분위기와 한국영화 초청작들은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역관】금번 깐느영화제에는 총 55개의 작품이 공식 초청되고 경쟁부문의 개막작(Opening film)으로는 ‘다빈치코드’가 상영될 예정입니다. 영화심사위원단측에서 밝히고 있는 금번 심사의 주요 관심사항은 ‘새로운 영상창작기술성이 적절히 반영되어 있는가’라고 합니다. 아울러 올해는 특히 중국의 왕가위감독이 심사위원장으로 선정됨에 따라 세계시장에서 아시아영화가 큰 관심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년도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된 아시아영화로는 중국 로예감독의 ‘여름궁전’이 유일하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편 영화제에 초청된 한국작품은 비경쟁부문에 봉준호 감독의 ‘괴물’,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자’, 단편작으로는 엄혜정 감독의 ‘즐거운 우리집’ 등입니다.

【앵커】KOTRA는 최근 문화콘텐츠산업의 해외마케팅 지원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금번 깐느영화제를 위해서는 어떠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무역관】깐느영화제는 공식 초청된 작품들에 대한 상영 및 시상식 행사인 영화제(Film Festival)이외에도 전 세계 영화제작사, 영화배급사 및 바이어들 간의 거래계약 지원을 위한 영화마켓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KOTRA는 영화진흥위원회와 공동으로 이 영화마켓에 75㎡ 규모의 ‘한국영화 홍보관’을 마련하여 한국영화관련 정보제공은 물론 사정상 영화마켓에 독자관으로 참가하지 못한 우리나라 영화배급사들과 바이어들 간의 수출상담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그중에서 금년 10월에 개최되는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마련한 행사인 ‘아시안 필름마켓’에 참가할 해외업체 유치홍보도 중요한 업무입니다. 아울러 5월23일에는 해외 주요바이어 350여명을 초청하여 ‘한국 영화의 밤’ 리셉션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세계 주요바이어들과 국내업체들 간의 네트워크 구축강화의 장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앵커】프랑스는 실질적으로 유럽영화를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 영화시장 진출확대를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교두보라고 봅니다. 현지 영화전문가들이 한국영화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프랑스 및 나아가 유럽 영화시장 진출확대를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 필요한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역관】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시장에서 한국영화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가장 큰 계기는 2002년 임권택감독의 ‘취화선’이 깐느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고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약 20편의 한국영화가 프랑스 개봉관에서 상영되었습니다만 상당수가 흥행 면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는 것이 전문가의 평가입니다. 현지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으로는 아시아영화를 즐겨 찾는 프랑스 관객들은 이해하기 힘든 독특한 정치사회적 문제나 폭력성을 강조하는 내용들보다는 오히려 ‘형이상학적이면서 동양적인 신비’를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합니다.

유럽무대에서의 한국영화는 아직 예술성과 흥행성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프랑스 및 유럽시장 진출확대를 위해서는 이러한 예술성과 흥행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유럽기업과의 합작제작을 통해 최초 기획단계에서부터 ‘흥행성’을 목표로 관람객의 성향분석을 분석하고, 철저한 마케팅으로 이를 뒷받침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울러 깐느영화제 뿐만 아니라 도빌 아시아영화제, 앙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클레르몽페랑 단편영화제 등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별 유망영화제에 지속적으로 참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상으로 KOTRA파리무역관에서 알려드렸습니다.

민성재기자 sjm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