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강 신임 백화점협회 회장은 13일 "소매업의 생명력은 지역 소비자와 얼마나 밀착돼 있느냐는 것"이라며 한국까르푸의 한국시장 적응 실패 원인을 진단했다.

석 회장은 이날 낮 조선호텔에서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까르푸 매각에 대한 평가를 질문받고 "중국에서는 우리나라 상황과 달리 까르푸가 있어서 프랑스가 힘을 쓸 정도라는 말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이마트가 소비자 선호도를 잘 맞춰왔다고 생각한다"면서 " 까르푸의 경우 창고식으로 매장을 꾸미고, 식품 분야를 소홀하게 다뤄 이마트 등 토종 할인점들에 밀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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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연중 세일 비판론'에 대해 "계절별 세일은 고객을 위해 필요하기에 계속 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비(非)가격 경쟁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쪽으로 바뀌는 백화점의 모습을 볼 수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백화점 포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협회 회원사가 12개 업체로, 전국적으로 이들 업체가 운영하는 점포가 64개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지금의 점포 숫자가 적정 수준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일부 명품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간 백화점 입점영업 수수료율 차이에 대해서는 "일부 명품 브랜드의 경우 백화점 입장에서 뻔히 당하기도 하고, 상전 대우를 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일부 조정돼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백화점의 위상과 발언권이 세지면 명품 브랜드에 대해서도 수수료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화점은 도심의 얼굴이고 그 나라의 수준을 보여주는 생활문화 공간이자소비자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곳"이라면서 "협회장으로서 백화점의 이런 순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하고 한.일간 업계 교류, 기반시설부담금 관련법 개선, 공정거래질서 확립 등의 활동 목표를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