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과의 대북사업 재검토를 선언한 북한이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에 대해서도 사실상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국회 남북교류협력 의원모임 대표 자격으로 1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돌아온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이날 국회 통외통위의 내년도 통일부 예산안 심사에서 북측 핵심 관계자와 나눈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이 핵심 관계자는 현정은 현대그룹회장이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에 대한 내부감사를 주도한 최용묵 사장을 사퇴시킨 데 대해 "사표수리는 쇼에 불과하며,김윤규씨의 후임인 윤만준 사장 체제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윤만준-임태빈-최용묵 등 3인은 블랙리스트에 포함돼 개성은 물론 금강산 평양 그 어디에도 발을 내디딜 수 없다"면서 "윤만준 체제가 존속하는 한 현대와의 대화는 있을 수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다만 "지금이라도 현대아산이 신의와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야심가들의 장난에 놀아나지 않는다면 현대측의 7대 독점사업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또 "롯데관광이나 관광공사와의 접촉은 김윤규씨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른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협의 차원일 뿐 남북 관광사업의 다양화는 현재까지 결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윤규 전 부회장 복귀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거론하기 어렵게 됐고,회사 내부문제로 우리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면서 "굳이 대안이 있다면 정주영-정몽헌-김윤규로 이어지는 현대의 전통을 이해하는 인사가 맡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전 부회장의 대학후배로 개성공단 프로젝트를 총괄해온 심재원 부사장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최 사장 사표수리 이후 현대아산과 북측 사이에 화해기류가 조성될 것이라는 항간의 추론과는 달리 북측의 입장이 매우 단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핵심 관계자는 중앙특구 개발지도총국 책임참사와 민경련 책임참사를 겸하고 있는 라운석 참사로 알려졌다. 한편 네티즌들은 북한을 비난하는 글을 쏟아냈다. 인터넷포털 네이버의 'srobete'는 "사기업의 인사권까지 간섭하면서 자기들 독단으로 하려고 하느냐"고 비판했고,'kjr6375'는 "현대그룹이 북한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네티즌은 현정은 회장에게 "절대 꺾이지 말라"고 격려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