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가 최근 상생(相生)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이통시장에서 선후발 이통사간에 시장 파이를 키우기 위한 상생 마케팅은 동종업종은 물론 이종업종간에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뭉치면 산다' "포화상태에 빠진 이통시장에서 선후발 이통사간 시장 파이를 키우는 상생의 협력이 필요하다" 조영주 KTF 사장이 지난달 초 취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는 올 들어 부쩍 시장포화로 수익창출에 한계를 느끼면서 상생의 필요성에 공감, 신규 서비스 발굴과 함께 적극적으로 상대방 껴안기에 나서고 있다. 이는 작년부터 번호이동성제가 시작되면서 선후발사업자간에 갈등이 심각한 수준까지 확대됐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일례로 SK텔레콤과 KTF는 2일부터 휴대전화로 간편하게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 연동 서비스를 실시한다.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는 KTF가 먼저 시작했지만 SKT가 합류하면서 관련 시장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통 3사는 지난 7월부터 통화연결음 연동 서비스를 개시, 서로 다른 이통사 가입자간에도 통화연결음을 선물로 주고 받을 수 있게 했다. 이통 3사는 또 지난 5월부터 수도권 대중교통결제시스템인 모바일 티머니(T-money) 서비스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올 3월부터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를 멀티미디어메시지(MMS)로 자동 변환해 주고 서로 다른 통신사 가입 고객 간에도 주고 받을 수 있는 '별(★)문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SKT와 KTF는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활용해 신용카드 부정사용을 막을 수 있는 '세이프카드 서비스'를 7월부터 시범 운영중이며 10월부터 유료화 할 예정이다. ◇ 이종업종간 '러브콜'도 활발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에는 업종간 벽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MP3업계 및 포털과 이통사간의 협력.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자사의 MP3 플레이어 '옙(yepp)'에 SKT, KTF 고유 DRM(디지털 콘텐츠 권리관리)을 탑재, 양사의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LGT도 같은달 국내 최대 MP3P업체인 레인콤[060570]과 상호협력에 관한 업무 제휴를 체결했다. 포털사이트도 이통업체와 잇따라 유무선연동 서비스 제휴를 하고 있다. 한국MSN은 최근 SKT, KTF와 제휴, 휴대전화 연동 MSN메신저 서비스 '폰친구'를 선보였으며 KTF의 경우 다음의 메신저인 '터치(Touch)'를 통해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쿨샷 서비스를 시작했다. SKT 관계사가 운영중인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도 SKT 가입자 뿐 아니라 KTF와 LGT 고객도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올릴 수 있다. SKT 관계자는 "시장 성장단계에는 선후발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했지만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이상 선의의 경쟁과 공동시장 창출이라는 '코피티션'이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