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회장은 박용곤(장남)→박용오(차남)→자신(3남)으로 이어지는 그룹의 형제경영을 "사우디왕가 방식"이라고 정의했다. "왕위직을 한 세대가 쭉 승계하고 다음 장자로 넘어가서도 그 세대에서 쭉 하는 식"이라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1996년 취임한 박용오 회장(둘째 형)이 어려운 시기에 구조조정을 착실히 해서 그룹이 살아났다"며 "가족회의에서 박용오 회장 연세가 벌써 70세이고 박용곤 명예회장(큰형)도 65세에 은퇴했으니 이제 네가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해 회장직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손(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도 42세로 나와는 20년 차이가 나니 내가 맡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그룹 회장은 상징적인 자리일 뿐이라고 했다. "집안의 대표이고 대주주의 대표"라는 것.그동안도 상의해 모든 일이 처리됐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설명이다. "회장은 그저 공정거래법으로 혼날때만 혼나면 되는 자리"라고 했다. 4세 경영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경영승계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자식에게 넘기면 자손이 더 크게 키우고 하는 것"이라며 "그걸 죄악시하고 부의 사회환원을 강조해 몰아가다보면 시장경제 질서와 자본주의 구조가 무너진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