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주인인 직원들의 기(氣)를 살려 불황의 파고를 넘는다.


'산업계에 '직원 기살리기 바람'이 불고 있다.


대내외적인 경영환경 악화로 위축될대로 위축된 조직의 분위기를 활성화하지 않으면 이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특히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직원들부터 만족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기업들은 각종 이벤트와 인센티브를 총동원해 직원만족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기에 '삼팔선''사오정''오륙도'라는 유행어에 더더욱 위축돼 있는 임직원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것도 '기 살리기' 경영이 노리는 효과 중 하나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이직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대응책이다.


'직원만족=고객만족'이라는 등식이 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로 자리잡고 있다.



◆알찬 복지제도로 직원 기 살린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의 결혼에서 건강 교육 휴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 사내에 리더십개발센터,글로벌마케팅 연구소,첨단기술연구소 등의 연수기관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다양한 전문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또 30세 미만의 미혼 남자사원을 위한 삼성생활관도 운영하고 있으며 콘도미니엄 등을 이용하는 직원들에게 연 5∼6회까지 회사가 비용을 부담해준다.


현대차그룹은 휴가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기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이 회사는 일년에 한 차례 휴가를 보내는 다른 기업과 달리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가족사랑 휴가'를 실시한다.휴가기간은 한번에 4∼5일 정도이지만 직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휴가일을 늘려주기도 한다.이 회사는 또 임직원들이 활력을 갖고 회사생활을 할 수 있도록 200여개의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


SK㈜는 만35세 이상 직원들에게 배우자와 함께 1년에 한 차례 종합검진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또한 임원과 차장.부장급을 대상으로 미니 MBA로 불리는 인력 양성프로그램인 '썬더버드'를 운영,자기계발의 기회를 주고 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장기근속자들에게 자기계발과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리프레쉬'제도를 운영중이다.이는 만 10년동안 근속한 직원들에게 1∼3개월까지 재충전의 시간을 주는 제도다.이밖에 LS전선은 매년 해수욕장을 빌려 직원들에게 여름휴가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회사측은 여름휴가 기간 동안 해수욕장을 찾는 직원들을 위해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보물찾기와 영화상영 등의 이벤트를 지원해주고 있다.


◆신바람 나는 일터가 곧 기업 경쟁력


재미있고 일할 맛 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 역시 기 살리기 경영의 일환으로 재계에 확산되고 있다.코오롱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직원 서로간에 행복을 공유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전파하자는 취지로 '해피 바이러스'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캠페인 기간인 지난달 9일부터 오는 8월 19일까지 100일 동안 회사측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직원들간 팀워크를 다지기 위한 갖가지 이벤트를 연다.


LG전자 평택 디지털미디어 사업본부는 지난 4월부터 석달동안 직원들을 대상으로 '뱃살빼기'이벤트를 열고 있다.이벤트에 참가한 직원이 1㎏의 살을 뺄 때마다 황금 1돈씩을 주는 행사다.또 LG전자 한국마케팅부문은 분기마다 '서프라이즈 비지트'행사를 열고 있다.부사장이 예고없이 떡,피자,음료 등 먹거리를 싸들고 야근 중인 부하직원들을 격려하는 이벤트다.


이와 함께 삼성SDI 수원사업장은 지난해부터 '칭찬택배'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매주 칭찬을 받은 직원이 다음 칭찬할 직원을 선정,라면상자 크기의 '칭찬택배'에 칭찬엽서와 다과,폴라로이드 카메라,문화상품권 등을 전달해주는 이 행사는 화목한 직장문화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은 사무실을 벗어나 영화관 찜질방 노래방 공원 유원지 등에서 직원들의 창의적인 의견과 애로사항을 듣는 '오픈 플라자' 행사를 매년 두 차례 열고 있다.


◆때로는 친구처럼,때로는 가족처럼


한화그룹은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없는 직원들을 위해 '피자배달부! 아빠가 쏜다'는 행사를 열고 있다.아빠가 자녀의 학교를 직접 찾아가 피자를 전달하는 행사로 지난해부터 매달 한 차례씩 진행하고 있다.한화는 '여보∼힘내세요! 아내의 도시락 편지'프로그램도 진행중이다.회사일로 바쁜 남편을 위해 아내가 서울 프라자호텔 조리사와 함께 도시락을 만들어 남편의 회사를 깜짝 방문하는 이벤트다.또 삼성전자와 GS칼텍스는 매년 직원 가족들을 회사공장으로 초청,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열고 있다.


이태명.유창재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