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77) 암벡스벤처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 전 재산을 공익재단이나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 오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선정한 `2005 올해의 인물' 수상식에서 "창업주도 중요하지만 회사에 청춘을 바친 종업원들은 더욱 중요하다. 창업주가 사회에서 받은 혜택을 고스란히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수상식 후 가진 미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경영자들은 왜 돈을 버는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며 "종업원과 사회의 도움으로 일구어낸 재산을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주는 것은 경영자로서 부끄럽고 치사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정부가 없는 사람들에게 분배를 강조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면서 "한국 기업들도 시간이 지나면 분배와 사회환원에 눈을 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기업 중심으로 매출 규모가 2천만~5천만 달러가 되는 초기 벤처기업에 투자해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거나 다시 매각하는 비즈니스를 해 온 그는 지금까지 한국기업을 이용해 비즈니스를 한다는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어 한국기업에 직접투자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회장은 한국 투자와 관련 "한국기업에도 투자할 시기와 기회가 오고 있다"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한국의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투자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올해의 인물'은 미국 이민사회에서 성공한 아시아 기업인들로서 이 회장을 비롯 야후의 창업자인 제리 양,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캐피탈리스트 비노드 코슬라 등 5명이 선정됐다. 이 회장은 1970년 도미, 1982년 다이아몬드 컴퓨터시스템을 설립해 실리콘밸리 성공신화를 일궈냈다. 1995년 나스닥에 입성하고 암벡스벤처그룹을 설립하는 등 미 국에서 몇 안되는 성공한 아시아 기업인으로 꼽힌다. 2002년 `이종문 재단'을 설립한 그는 국내 벤처기업가의 미국대학 연수와 한국을 연구하는 외국인 학자를 지원하고 국내 고려대, 중앙대 등에 기부금을 내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