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충우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근부회장 cwnam@kama.or.kr > 날뛰는 송아지를 쓰러뜨린 카우보이들이 벌겋게 단 쇠로 엉덩이에 낙인(烙印)을 찍는다. 존슨 목장 송아지면 알파벳 'J'가 선명하게 찍힌다. 이것이 브랜드의 시초다. 브랜드는 곧 소유권을 표시하는 문장(紋章)이자 등록상표로 상품과 기업의 이름이 된다. 때문에 세계의 유명상품은 모두 브랜드를 갖고 있다.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은 한국적인 현상만은 아니다. 세계화는 제품을 생산공급 서비스하는 생산자보다 이를 사서 쓰는 소비자들이 앞서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발표한 '2004년 세계 1백대 브랜드'를 보면 미국이 58개를 차지했다. 세계의 중심 국가는 역시 미국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다음으로 독일이 9개,프랑스 8개,아시아에서는 일본이 7개,한국이 1개를 차지했다. 한국의 유일한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는 무려 1백25억달러로 세계에서 21번째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20위를 차지한 숙적 소니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지금까지 반도체,휴대폰이 국민소득 1만달러를 지탱해 왔다면 2만달러의 견인차 역할은 자동차,조선 등이 담당해야 한다. 국민소득 2만달러는 1백대 브랜드 안에 최소한 3개 이상은 랭크돼야 가능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얼굴 없는 익명의 상품'으로 해외시장을 개척,경제수준을 신흥공업국의 상위권으로 이끌어왔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얼굴 없는 상품이기 때문에 겪어왔던 천대,박해 등은 이루 말할 수 없었던 세월이었다. 그 어려운 세월을 지내왔던 우리상품들이 이제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얼굴을 드러내고 자기 이름을 찾아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기술과 품질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로 고전하는 분야가 있다. 즉 운동화 섬유 김치 인삼 영화 산사(山寺) 골프 등이며,적어도 분야별 한 개 이상은 세계 일류 브랜드로 육성시켜야 한다. 특히 김치,인삼과 같은 우리 고유의 브랜드를 외국에 빼앗기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분야에서도 세계적인 브랜드가 다수 나타나야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칭 '한국브랜드진흥원'을 조속히 설립,브랜드 연구 개발과 육성 방안을 강구,실천함으로써 세계적인 브랜드가 적어도 20개 이상 창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